우리나라 영유아의 절반은 매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들의 문제로 치부했던 스마트폰 중독이 청소년, 영유아층에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두뇌가 발달 중인 영·유아의 경우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사고·소통능력, 감정조절 등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 중독포럼은 아동 청소년의 스마트폰 이용시간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스마트미디어 이용 권고안’을 공개했다.
◇유·아동 스마트폰 접하는 시기 평균 ‘5.6세’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교육, 문화, 레저 등 전 생활권 권역에서 짧고 감각적이며 보다 자극적인 정보를 탐닉하는 ‘스낵 컬처(snack culture)’가 우리 사회에 만연해졌다. 만 3세 이상의 미취학 아동 역시 부모에 의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스마트폰을 접하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이해국 카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미 세계적으로 영유아 및 아동청소년 시기에 디지털 스크린을 이용해 스마트미디어를 사용하는 것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며 “이같은 행태는 신체적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유아동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1.4시간(81.4분)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만 3~4세는 평균 0.9시간(52.4분), 5~6세 1.2시간(71.6분), 7~9세 1.8시간(107.8분) 등 나이가 올라갈수록 이용시간과 횟수가 늘었다.
|
스마트폰에 중독된 아이들은 커서도 집중력이 부족하고 산만한 활동을 보이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나타날 수 있다. 이같은 위험에서 내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신영철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중독특임이사(강북성심병원 교수)는 “스마트 디지털미디어를 과도하게 이용하면 학습기능 저해와 사회성발달부진, 폭력적 성향 등의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미 유럽연합(EU) 일부 국가는 유아동이 스마트폰에 노출되는 것을 제한하는 법률을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 이사는 “아동청소년이 스마트 미디어 기기를 처음 접하기 전부터 스크린 미디어에 대한 가정 내 이용 계획을 미리 세우고 이를 반드시 지켜야 한다”며 “무엇보다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 스마트폰을 적정시간 사용하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유홍식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디지털 미디어 속도와 접근성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우리의 삶은 안전하고 윤택해졌지만 중독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계속해 증가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대화가 있는 가족문화 등이 유지될 수 있도록 공동체 문화를 형성하는데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