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불편한 감정의 고객에게는 딱딱한 기존 AI 매뉴얼 응대가 오히려 더 화를 돋을 수 있죠. 신한은행의 AI 상담 서비스는 고객의 감정을 파악해 차분하고 공감적 감수성을 갖고 다가가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한상경 신한은행 고객상담센터장은 20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AI 감정분석 서비스는 고객의 감정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맞춤형 상담 시대를 여는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 한상경 신한은행 고객상담센터장이 20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신한은행의 AI 감정분석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신한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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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고객센터는 최근 금융권 최초로 딥러닝 기반 감정분석 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다양한 감정을 식별하는 ‘AI 감정분석 시스템’을 센터에 도입했다. 고객이 AI 음성봇과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공감 지능으로 고객의 감정 상태를 실시간으로 읽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고객의 대화 또는 사용하는 단어뿐만 아니라 목소리 톤과 강세까지 분석해 즉시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한다.
이를 시뮬레이션 해본 결과 AI 음성봇이 고객의 감정을 읽기까지는 단 몇 초도 걸리지 않고, 물 흐르듯 실시간 대응이 이뤄졌다. 고객이 욕설을 하는 등 분노가 감지되자 AI 음성봇은 “고객님, 혹시 불편하시다면 죄송합니다”라는 양해 표현과 함께 신속하게 상담사를 연결해준다. 다급하고 불안한 목소리를 띈 고객에게는 “혹시 보이스피싱이나 사기 관련 상담이신가요?”라며 곧장 고객상담센터 사기전담팀으로 넘겼다. 이어 AI는 음성인식(STT) 기술을 활용해 고객과 AI 음성봇이 주고 받은 음성 및 고객의 감정 분석 기록을 텍스트로 변환해 상담사에게 전달한다.
한 센터장은 “기존의 AI 상담서비스는 일반화된 답변으로 인해 고객에게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면도 있었으나 신한은행의 AI 감정분석 시스템은 고객의 감정 분석을 통해 상담의 질을 한 차원 높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시스템은 고객의 감정을 분노·불안·기쁨·중립 등 4종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향후 기술 고도화를 통해 고객의 감정을 보다 세분화하는 등 서비스 다각화를 검토하고 있다.
이제 고객상담센터에도 AI 서비스는 필수적 요소로 꼽힌다. 현재 신한은행의 경우 음성봇 기준 전체 고객 문의 가운데 약 60% 이상을 AI 기반으로 선응대하고 있으며, 이 중 25%가량의 고객이 AI만으로도 상담을 완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복적이거나 단순한 문의의 경우 AI 음성봇과 챗봇을 통해 대부분 해결하고 있으며, 챗봇의 경우 하루 평균 5만명의 고객이 12만건의 질문을 하며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 세대의 분포를 살펴보면, 20대와 30대 고객들이 AI 챗봇 서비스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들은 빠르고 간편한 응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감지됐다. 반면 음성봇은 30~ 50대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60대 이상의 고령층의 경우 챗봇보다는 음성봇의 선호도가 높았다. 한 센터장은 “신한 고객상담센터의 AI 서비스는 통신사와 견줄 정도로 업계 최고 수준을 자부한다”면서 “다양한 세대에 걸쳐 점점 더 많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AI 서비스 활성화로 인해 센터의 업무 환경도 긍정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 특히 AI 도입 후, 기본적이고 반복되는 문의는 챗봇과 AI음성봇이 처리하게 되면서 상담사들의 업무 부담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실제 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 중 대출이자납입증명서 서류 안내 및 즉시발급 서비스를 20일 동안 3만건을 AI를 통해서 발급하며 고객들의 편의를 제공했다. 그 결과 상담사는 서류발급 외 다른 전문적인 상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또한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 문의의 패턴이나 트렌드도 분석이 용이하게 됐다.
한 센터장은 “신한은행 고객상담센터는 AI와 휴먼 상담원이 서로를 지원하고 보조해 고객의 궁금증을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하는 ‘공존형 AI’를 지향하고 있다”면서 “AI를 통해 고객들이 최상의 서비스를 받는 것은 물론 친절함과 따스함도 느낄 수 있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