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우와! 서울에 이런 곳이 다 있네. 폭포를 보니까 너무 시원하다.”
26일 오후 4시쯤 서울 서대문구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홍제폭포’ 앞. 25m 높이 폭포에서 ‘솨~’하는 시원한 소리와 함께 여러 갈래로 떨어지는 새하얀 물줄기를 바라보며 20대로 보이는 여성들이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서대문구청 인근에 있는 홍제폭포는 지하철 3호선 홍제역에서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3정거장 정도를 더 가면 만날 수 있다. 높이 25m·폭 60m 규모 인공폭포로 지난 2011년 조성된 이후 방송사들이 진행하는 각종 날씨 생방송의 단골 배경으로 사계절 인기가 높은 곳이다. 특히 지난해 4월 서대문구가 서울형 수변감성도시 사업으로 홍제폭포 인근 주차장 일부와 창고 등을 없애고 2362 ㎡(약 714.5평) 규모의 ‘카페폭포’를 열면서 SNS 등에서 이른바 ‘폭포 멍’ 명소로 급부상, 외국인 관광객까지 몰려들고 있다. 카페폭포는 개장 1년 만에 누적 매출액이 12억원에 달할 정도로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 홍제폭포 앞 3층 테라스에서 폭포를 바라보고 있는 방문객들. (사진=양희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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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평일 오후 시간인데도 폭포 앞에 마련된 무지개 색 ‘빈백(누울수 있는 푹신한 의자)’ 13개엔 빈자리 없이 방문객들이 누워, 태블릿PC로 전자책을 읽거나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폭포 카페 앞에 마련된 테이블에도 치킨이나 떡볶이 등 음식을 먹으며 나들이 온 가족들과 친구들끼리 이야기꽃을 피우는 시민들로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또 유모차를 끌거나 어린아이들과 손을 잡고 폭포 앞 홍제천 길을 함께 산책하는 부모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폭포 앞 인공 백사장에선 모래 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보였다.
인근 홍은동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43)씨는 “평일 오후나 주말에 친구나 가족들과 홍제폭포를 자주 찾는다”며 “폭포 앞 벤치에 앉아 시원한 물줄기를 보고 있으면 무더워를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제폭포엔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도 많이 찾고 있었다. 특히 폭포 앞 테라스 공간 정중앙에 설치한 포토존에선 동남아시아와 중국 등에서 온 관광객들이 다양한 자세를 취하며 여행지의 추억을 사진으로 남겼다. 서대문구는 ‘핫플’로 떠오른 홍제폭포에 더 많은 볼거리·즐길거리 등을 제공하기 위해 청년 작가·음악가 등과 연계한 전시회 및 정기 콘서트, 유명 강사 초청 강연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 매년 4월 초엔 일대에서 벚꽃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 안산 황톳길을 체험한 시민들. (사진=서대문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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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폭포에서 징검다리를 통해 홍제천을 건너 안산 자락길 방향으로 10~15분 정도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안산 황톳길’도 함께 둘러보면 좋은 곳이다.
서대문구는 지난해 8월 연희동 연북중학교 후문 인근 산복도로에 길이 550m, 폭 2m 규모 안산 황톳길을 개장했다. 이곳은 개장 이후 5개월 만에 20만명 넘게 다녀갈 정도로 ‘맨발 걷기’ 마니아들 사이에선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겨울철에도 날씨와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보온 비닐하우스도 설치됐다. 또 세족장 3곳과 황토족탕 2곳, 황토볼장 1곳, 족욕장 1곳 등이 마련돼 있다.
안산황톳길을 자주 찾는다는 김모(65)씨는 “황톳길에 없을 때도 운동삼아 안산 자락길을 거의 매일 와서 걸었다”며 “황톳길이 생긴 이후로는 맨발로 걸으며 건강도 챙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홍제폭포와 안산 황톳길 등과 이어지는 7㎞ 길이 안산 자락길도 전국 최초의 순환형 무장애 길로 장애인, 노약자, 어린이 등 보행약자까지 나무가 양옆으로 우거진 숲길을 산책할 수 있다.
| 지난 4월 홍제폭포에서 안산 황톳길로 올라가는 산책로에 벚꽃이 핀 모습. (사진=양희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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