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다면 창업에 도전하라"[만났습니다]②

정계은퇴 이후 청년창업자 후원하는 키다리아저씨로 활동
“젊은 CEO 시행착오 줄여주고 네트워킹 도와주는 역할”
“여의도로 눈길 안간다…정치 그만둔 것 후회하지 않아”
  • 등록 2023-12-08 오전 6:00:00

    수정 2023-12-08 오전 6:00:00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남경필 전 경기지사 인터뷰
[이데일리 김성곤 권효중 기자] 30대 초반부터 50대 중반까지 5선 중진 국회의원에 경기지사를 지낸 남경필 J&JP 대표는 최근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지난 2019년 정계은퇴 이후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청년 창업자들과 부대끼며 생활해왔다. 젊은 CEO들을 후원하는 ‘키다리 아저씨’로 활동하면서 오히려 정치인 시절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밝혔다.

건강관리 플랫폼인 빅케어 대표로서의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남경필 대표는 최근 4명의 스타트업 젊은 CEO들과 협업 중이다. 패션도 정치인 시절의 정장이 아닌 니트와 청바지 차림이었다. 남 대표는 정치인 생활을 물수제비 인생에 비유하면서 지금은 편을 나누기보다 파트너십을 맺고 진정으로 교감할 수 있는 ‘딥 다이빙’하는 삶이라고 설명했다.

남 대표의 아지트는 서울 삼성동 아셈타워에 위치한 공유오피스다. 37층에 마련된 5평 남짓의 사무실에는 작은 책상과 냉장고, 소파 정도가 놓여있다. 과거 국회의원 시절이나 경기지사 시절 사무실과는 비교할 수 없이 아담한 규모다. 책상 옆에 놓인 화이트보드에는 젊은 직원들과의 브레인스토밍 흔적이 빼곡하다.

남 대표는 “지난 4년 동안 좋은 젊은이들과 만나면서 지냈다”며 “열정을 가진 젊은 CEO들의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네트워킹을 도와주는 게 내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젊은이들이 제대로 투자받지 못해 훌륭한 기술들이 사장되는 안타까운 사례가 너무 많았다”며 “내가 할 수 있는 건 코파운더 역할이다. 좋은 투자자들을 젊은 CEO들에게 네트워크로 묶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4개 스타트업 대표들과는 수시로 대화나 토론도 즐긴다.

남 대표는 스타트업들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포크레인이나 지게차 등 중장비를 렌탈해주는 플랫폼인 ‘중장비친구들’의 경우 사업구조가 쏘카와 유사하다. 아울러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동차신차를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인 가칭 ‘무빌리티’도 야심차게 준비 중이다. 남 대표는 이와 관련, “기존 자동차 메이커와 브랜드들을 동참시키려고 노력 중”이라면서 “얼마든지 성장 가능하다는 게 가슴을 설레게 한다. 플랫폼으로 전환한 미국 회사 중 오토트랙의 밸류에이션이 10조원 정도다. 우리도 글로벌로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남 대표는 단기 수익 창출이 최우선인 재무적투자자(FI)보다는 장기적 관점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전략적투자자(SI)들을 주로 사업 파트너로 매칭한다. 구체적인 언급은 꺼렸지만 적잖은 재계 유력인사들이 투자자로 참여했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젊은 세대들을 위한 조언도 건넸다. 남 대표는 “창업에 도전해보라고 하고 싶다. 돈은 필요 없다. 아이디어와 열정만 있으면 된다”며 “이후 인문학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그 다음에 중요한 것은 펀딩이나 네트워킹이다. 네트워킹을 도울 수 있는, 은퇴 전후의 아빠 친구분들에게 요청해 함께 해봐라. 그러면 스케일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계은퇴에 대한 미련은 없었을까. 남 대표는 “여의도로는 눈길이 전혀 안간다. 최근에는 정치뉴스도 잘 읽지 않는다”며 “요즘 여야의 내로남불과 사생결단식 대결을 보면 내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정치를 그만둔 것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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