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브리핑]오미크론에 뉴욕증시 1%대 급락…환율, 사흘째 1190원대 전망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법안 통과 난항
달러화 소폭 약세 전환에도 위험선호 위축
국내증시, 수급 동향, 당국 개입 경계 주목
  • 등록 2021-12-21 오전 8:11:00

    수정 2021-12-21 오전 8:17:24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미 달러화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법안 좌초 위기에 하락, 약세로 전환했다. 뉴욕증시 하락 등 위험선호 심리 위축이 이어지면서 환율이 1190원대로 레벨이 높아진 만큼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 또한 커졌다. 이에 따라 원화의 추가 약세 배팅에 강하게 드라이브가 걸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보합권 하락 출발 이후 국내증시 동향, 역내 수급 측면에 주목하면서 1190원대 초반을 경계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AFP)


2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189.8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가 0.10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190.80원)보다 1.10원 내린 1189.70원에 개장할 전망이다.

간밤 뉴욕증시는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부양책인 인프라 법안 통과 위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에 주목하며 연일 1%대 하락세를 보였다. 2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23% 하락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4% 내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역시 1.24% 가량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시를 끌어내린 것은 각종 악재가 겹친 탓이다. 지난 19일 기준 미국의 7일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13만3012건으로 나타나며, 이달 들어서만 50% 증가했다. 1조7500억달러 규모의 사회 인프라 투자 법안도 미 상원의 반대에 부딪혀 통과가 불투명해졌고, 내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세 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이런 상황을 반영해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내년 1분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를 당초 3%에서 2%로 낮췄다.

전일 강세를 보이던 미 달러화도 약세로 돌아섰다. 20(현지시간) 오후 6시께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06포인트 가량 하락한 96.51을 기록하며 하락하는 모습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0.026%포인트 오른 1.428%를 나타내며 1.4%대 초반에서 등락하는 중이다.

국내증시 또한 글로벌 위험선호 위축 연장, 국내 코로나19 상황 악화 등을 반영하면서 하락 압력이 높다. 전날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사흘 만에 ‘팔자’로 전환, 5600억원 가량 순매도해 지수도 1.81% 가량 끌어 내렸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이 1100억원 가량 팔면서 매도 규모를 확대해 지수는 1.07% 가량 하락했다. 코스피는 2900선, 코스닥은 990선으로 추락한 상태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환 당국의 미세조정이 적극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환율 상단을 받쳐 올리는 롱플레이가 이어질 수 있으나 연말 네고, 당국 개입 경계감은 상단을 억제할 수 있다. 이에 이날 환율은 역외 환율을 따라 약보합 출발한 뒤 상승 압력 우위가 장 전반을 주도하겠으나 상단이 막힌다면 1190원대 초반에서 등락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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