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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한눈에 시선을 확 잡아끄는 광고 전단지. 분명히 대단한 상품일 거다. 노리끼리한 종이에 붉은 바탕을 깔고 검은 그림과 글씨를 올렸으니. 이보다 ‘센’ 강조는 드물다.
그런데 찬찬히 뜯어볼수록 ‘다른 의도’가 보이는 거다. 당장 한 손에 올린 깡통에 든 물체가 말이다. ‘블랙’이란 표시만 보고, ‘실내’와 ‘실외’란 단어만 보고, 퍽 쓸 만한 검정색 페인트인가보다 하기엔 뭔가 미심쩍다는 얘기다.
‘검게 칠해주세요’(Paint It Black·2019)는 그중 한 점. 꼬집기·비틀기의 천재가 야심차게 내놓은 ‘까맣게! 자신있게!’ 편이라고 할까.
6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통일로 KG타워 아트스페이스 선서 뱅크시, 존 원, 존 마토스 크래시, 제우스, 빌스와 함께 연 그라피티 아티스트 기획전 ‘스트리트 아트’에서 볼 수 있다. 면 아카이벌 페이퍼에 세리그라프. 76.2×104.1㎝. 작가 소장. 이데일리문화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