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 수 증가폭, 넉달만에 다시 8만명대…도소매업·건설업에 ‘고용한파’

통계청, 10월 고용동향 발표
도소매업 취업자, 3년 3개월만에 최대 감소폭
건설업, 6개월 연속 감소…제조업도 4% 줄어
‘연간 23만명’ 정부목표치, 미달…연말까지 일자리창출 사활
  • 등록 2024-11-14 오전 5:10:00

    수정 2024-11-14 오전 5:10:00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김은비 기자] 10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10만명 아래로 주저앉은 데엔 도소매업·건설업 고용시장 위축 영향이 컸다. 내수와 밀접한 산업 부문에서 ‘고용 한파’가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특히 내수 위축에 산업구조의 변화도 맞물리면서 도소매업 등의 고용여건이 나아지길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의 올해 취업자 수 증가 목표치(23만명) 달성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소매·건설업, 취업자 줄고 실업자 늘어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는 2884만 7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8만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 7~9월 10만명대 증가폭을 유지하다 넉달 만에 다시 10만명 아래로 꺾였다.

특히 도매 및 소매업의 고용 부진이 도드라졌다. 의류와 통신기기, 자동차부품 등을 취급하는 도소매업 취업자는 313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5%(14만 8000명) 감소했다. 8개월 연속 감소인 동시에, 2021년 7월(-18만 6000명)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이전엔 50대 이상에서 감소폭이 컸지만 10월엔 30대를 포함한 전 연령층에서 줄었다”고 했다.

건설업 취업자 수는 206만 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3%(9만 3000명) 감소했다. 2013년 10월 산업분류 변경 이후 역대 최대 폭인 10만명이 줄었던 전달보다는 감소폭이 소폭 줄었으나 6개월 연속 감소세다.

도소매업과 건설업 고용위축은 구직급여(실업급여) 신청자 수 증가로도 확인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10월 실업급여 신청자 수는 같은 달 기준으로 역대 최다(8만 9000명)를 기록했는데 건설업(34%)과 도소매업(18%)에서 신청자가 유독 크게 늘었다.

이외에도 제조업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4.0%(3만 3000명) 줄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에 비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9만 7000명·3.3%) △교육서비스업(8만 4000명·4.5%)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7만 7000명·5.7%) 등에서는 취업자가 늘었다.

정부 관계자는 “취업자 수가 크게 늘은 작년 10월의 기저효과에 업종별 특이요인이 반영되면서 올 10월 취업자 수 증가폭이 줄었다”며 “도소매업 등은 전자상거래화, 무인화, 점포대형화가 심화하는 구조적인 문제로 고용감소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건설업 고용부진도 완화될 것”이라며 “내수 회복 조짐은 분명히 있다”고 했다.

정부 “11~12월엔 증가폭 확대” 기대

15세 이상 고용률은 63.3%로 1년 전과 같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8%로 전년 동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10월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고령층이 고용시장을 견인하는 추세가 이어졌다. 60세 이상에서 25만 7000명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18만 2000명 줄었다. 청년층 고용률은 45.6%로, 전년 동월 대비 0.8%포인트 하락했다. 40대도 취업자도 7만 2000명 감소했다.

10월 실업자는 67만 8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5만 1000명 늘었다. 실업률은 0.2%포인트 올라 2.3%를 기록했다. 청년층 실업자는 1년 전보다 7000명 늘어 실업률 5.5%로 전년 동월 대비 0.4%포인트 증가했다.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608만 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 1000명 늘었다. ‘쉬었음’ 인구는 244만 5000명으로 역대 10월 중 가장 많았다. 20대의 ‘쉬었음’ 인구는 39만 8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5만 4000명 늘었다.

내수 부진 속에 고용지표가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으면서 정부가 지난 7월 밝힌 올해 연간 취업자 수 증가 목표치(23만명) 달성은 어려워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전날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올해 취업자 수 전망치를 20만명에서 18만명으로 하향조정했다.

정부는 올해 안에 3차 투자활성화대책을 마련하고 공공 공사비 현실화 방안을 포함한 건설업·자영업 맞춤형 지원을 내놓는 등 일자리 창출 및 확대에 사활을 걸겠단 방침이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전담반 회의를 통해 “실질임금 증가 전환 등 민간소비 여건 점차 개선, 기저효과 등 감안시 11~12월에는 10월에 비해 고용 증가폭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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