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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여의도 IFC·전경련 빌딩 ‘텅텅’
종합부동산서비스회사 젠스타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여의도권(YBD) 공실률은 10.3%로 지난해 같은 달(7.3%)에 비해 3%포인트 늘었다. 이는 나머지 3대 권역인 강남권(GBD·7.2%→ 6.8%), 도심권(CBD·9.8%→ 10.2%) 증가폭을 압도하는 수치다.
이처럼 여의도 공실률이 대거 높아진 이유는 지난해 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과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빌딩을 임차하고 있던 LG CNS와 LG전자 등 LG그룹 계열사들이 마곡지구에 있는 LG사이언스파크로 빠져나간 영향이 컸다. 차화현 젠스타 선임연구원은 “전경련 회관은 전 층(50층)의 거의 30%를 차지하던 LG CNS가 빠진데다 ‘최순실 게이트’ 영향으로 회원사들이 대거 이탈해 한 때 존립 자체가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지난달 한국투자캐피탈, 네오텍 인베스트먼트, 그린에너지 파트너스, 포커스 미디어 코리아 등 일부 기업이 입주하면서 겨우 한숨을 돌린 상황이지만 여전히 10곳 중 4곳은 비어 있을 정도로 공실률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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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빈 사무실이 많은 상황에서 재건축에 따른 공급 부담까지 겹치자 임대인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 여의도 IFC 건물 중 가장 공실률이 높은 THREE IFC의 경우 이달 현재 공실률이 72%로 10곳 중 3곳만이 임차인이 차 있는 상황일 정도로 심각하다. IFC 입주를 고려 중인 한 중소기업 사장은 “임대인이 최소 석달 간 임대료를 받지 않고, 평당(3.3㎡당) 인테리어 비용까지 지원해 실질적으로 3000만~4000만원은 아낄 수 있는데다 계약 기간도 5년으로 길어 입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렌트프리 ‘깜깜이’… 공실 늘지만 임대료는 ‘요지부동’
이는 실질 임대료와 기준 임대료값이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입차인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선 임대인들이 렌트 프리 혜택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공식 통계에 잡히지 않고 ‘깜깜이’로 운영된다. 즉 계약서상으로 입주자들이 내는 임대료는 현 시세대로 이뤄져 기준값이 전혀 내리지 않고, 실질적으로는 인센티브를 통해 할인해주는 개념이다. 문제는 렌트프리를 받게 될 경우 계약 기간이 장기간 연장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 건물주에 영향을 주거나 다른 임차인과의 형평성 논란이 있을 수 있어 렌트프리나 인테리어 비용 보존 등 혜택은 철저히 비밀계약으로 진행해 모두 쉬쉬하는 분위기”라며 “(렌트프리 등) 혜택을 받으면 당장 이득으로 보일 수 있지만 결국 단기계약은 어렵기 때문에 비싼 여의도 임대료를 감안하면 결코 임차인에게 유리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올해는 경기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수급 불균형, 기업들의 도심 외곽이나 신도시 이전 등을 감안하면 서울 주요 권역의 오피스 시장은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박성식 체스터톤스 이사는 “오피스 시장은 공급보다는 임차인 수요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경기 호조가 기업 수요를 늘릴 수 있다”며 “재건축 공급 물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여의도는 향후 수년 간은 임차인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