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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예전에는 골목마다 정겨운 이웃집 아저씨가 운영하는 작은 책방이 있었다. 지금은 찾을 수 없는 풍경이다.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의 공세 속에 동네서점은 하나둘 사라져 갔다. 그나마 남아 있는 몇몇도 문을 닫기 일보 직전이다. 그런데 동네서점이 박물관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가운데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이상’한 서점이 하나 등장했다. 맥주를 마시며 콘서트까지 즐기는 ‘북바이북’이다.
MBC, YTN 등 주요 방송국이 밀집한 상암동 작은 골목길. 변화의 싹은 2년 전부터다. 포털사이트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일하던 김진아·진양 자매가 ‘매달 꼬박꼬박 월급을 넣어주던’ 직장을 박차고 나와 ‘이상’한 창업에 나선 것. 김진양 북바이북 대표는 “온라인에서만 일하다보니 사람과 직접 소통하는 오프라인에 대한 갈망이 컸다”고 밝혔다.
북바이북의 콘셉트는 ‘이상’함 그 자체다. 커피는 기본이고 맥주까지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다. 점심시간이면 인근 직장인의 오붓한 사랑방 역할을 한다. 상암 미디어시티라는 특성상 주변 방송국에서 일하는 기자, 피디, 아나운서 등이 많이 찾는다. 가끔은 일반에 얼굴이 잘 알려진 유명 앵커나 PD들이 서점을 방문, 두 자매가 깜짝 놀랄 때도 있다.
저녁이 되면 콘셉트가 180도 바뀐다. 퇴근길 직장인과 동네주민의 문화공간으로 변신하는 것. 가볍게 맥주를 마시는 것은 물론 수시로 작가번개 또는 미니콘서트가 열린다. 드로잉강습, 요리실습, 부채만들기 등의 행사도 수시로 열린다. 외부행사가 이틀에 1회꼴, 작가와의 대화는 주 1회 정도 열리는데 매번 흥행대박이다. 재즈뮤지션 위주로 콘서트도 월 2회 정도 열리는데 앉을 자리가 없어서 돌아가는 사람이 생길 정도다. 1호점의 수용인원은 최대 50명이란다. 입소문이 나면서 호기심에 멀리 지방에서 찾는 고객도 많아졌다. 책을 보면서 맥주를 마시는 이른바 ‘책맥(책+맥주)’을 즐기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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