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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비행기 기내청소 용역을 맡아오던 용역 업체 대표 A씨는 2014년 4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직원 125명과 퇴직한 16명에 대한 연장근로수당 약 5200만원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4년 4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같은 여객기 청소업무에 종사하며 동일 가치 노동을 제공하고 있는 남자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정근수당을 여성 노동자에게는 지급하지 않아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미지급 액수는 약 5억7000만원 수준이다.
A씨는 법적 지식의 부족으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 것으로 오인해 결과적으로 근로자들에게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착오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직원들과 개별적으로 맺은 근로계약서를 통해 2주 단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했으므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노사 합의를 통해 특정 기간의 근무 시간을 연장·단축함으로써 단위 기간의 평균 근로 시간을 주 52시간 이내로 맞추는 제도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단위 기간을 2주 내로 정할 때는 취업규칙 또는 그에 준하는 것을 통해야 하고, 그 이상으로 정할 때는 근로자 대표와 서면 합의가 요구된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회사와 근로자들 사이에 작성된 개별 근로계약서에는 귀책사유에 의한 징계, 근로시간, 휴가, 임금에 관한 사항 등을 비교적 자세하게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복무규율과 근로 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는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비록 개별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탄력적 근로시간제에 관한 규정의 형식과 내용이 미흡해 근로기준법상 탄력적 근로시간제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개별 근로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장기간 이 사건 회사에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적용해 운영해 왔다”면서 “2016년경 취업규칙에 명시적으로 탄력적 근로시간제에 관해 규정하기 전까지 근로자들로부터 연장근로수당 미지급에 대한 이의제기가 있었다거나 노사간에 의견대립 등의 다툼이 있어 왔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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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근로계약서에 탄력적 근로시간제에 관한 내용이 기재돼 있다고 하더라도, 근로계약이나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로 이를 도입할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며 “이 사건 사업장에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유효하게 도입됐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에 대해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취업규칙이 별도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 사건 근로계약서가 실질적으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남녀고용평등법·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도 함께 기소된 A씨는 1·2심 모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한편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 대해 2주 이내를 단위 기간으로 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개별 근로자가 동의하더라도 도입할 수 없고 취업규칙으로만 도입할 수 있다고 최초로 명시한 판시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