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러한 새로운 삶과 산업 및 경제의 위기는 비수도권의 지역일자리 창출에 더 심각한 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의 성장잠재력 저하,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 신산업 발굴 지체, 지역 간 투자 불균형 심화 등 지역일자리 여건의 구조적 어려움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지역의 새로운 형태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선순환 구조의 성장 모멘텀이 필요하다. 코로나19로 인한 뉴노멀 시대에 지역의 산업위기를 극복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줄탁동시’의 일자리 창출 방안은 없을까.
코로나19가 촉발한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수도권에 비해 투자여건이 미흡한 비수도권 지역의 상황을 고려한 일자리 수요정책이 필요하다. 지역일자리 정책의 기본 방향은 지역투자 촉진에서 출발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즉 투자할 지가를 비롯한 생산기반 여건, 근로 환경, 기술개발과 우수 인력공급 등의 투자를 유인할 지역 노사민정 등 경제주체 간 새로운 대타협(뉴 빅딜·New Big Deal)이 필요하다.
기존의 노사관계는 마치 병아리가 알에서 부화하기 위해 안에서 쪼고 있는 것과 같은 한계가 있었다. 뉴노멀 시대 새로운 수요자이며 주체인 시민의 강력한 투자요구와 지방정부가 투자유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것은 어미 닭이 밖에서 쪼아 주는 노력과 같다. 지역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은 내부와 외부가 동시에 쪼는 줄탁동시의 노사민정의 대타협이 필요하다. 현재 문재인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해 강력하게 추진 중인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이 바로 이러한 줄탁동시의 일자리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광주형 일자리는 제조업이 침체하는 가운데 노사민정 대타협으로 3년간 총 5754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내고 23년만의 국내 자동차 공장 설립으로 908명의 신규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한다. 광주형 일자리의 핵심은 알의 내부와 같은 노측의 근로조건 양보와 사측의 합리적 노사관계 정립을 위한 소통·투명 경영 약속이다. 또한 외부에서는 광주광역시가 출자자로 직접 참여할 뿐 아니라 적정 입지, 근로자복지 프로그램 제공 등 투자유치를 위한 리더십을 발휘하였고, 2014년부터 시작된 광주시의 노력과 지역의 산업위기를 인식하고 과감한 투자를 위한 양보를 촉구하는 광주시민의 강력한 요구가 결국 광주형 일자리 대타협을 이끈 것이다.
향후 이러한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이 전국적으로 발굴되고 확대되기 위해서는 지역별 특성과 여건에 맞는 다양한 유형 발굴과 지원제도를 지속 보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예컨대 노사민정 각 주체별 역할에 따라 유턴(U-Turn) 기업 상생형, 대·중소 상생형, 산업단지 대개조 연계 상생형 등 다양한 모델과 유형에 따라 맞춤형 지원이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지역 노사민정이 줄탁동시의 노력을 통해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DNA(Data·Network·AI),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생형 지역일자리 모델을 발굴하고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냄으로써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