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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개 재건축 단지 일반 분양 나서
지난 2일 과천 주공1단지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에는 모두 11개 건설사가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올해 상반기 중 일반분양을 앞두고 있던 주공1단지는 기존 시공사가 공사비 증액을 통보하자 사업 막바지 단계에서 이례적으로 시공사 재선정에 나섰다. 시공사를 변경하면 이자 비용이 늘어나고 일정도 늦춰져 조합원에게 부담이지만 그만큼 사업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주공1단지 조합 관계자는 “내달 말 시공사 선정 총회를 통해 시공사를 새로 뽑고 협의 과정을 거쳐 올 여름쯤 일반분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천은 11·3 부동산 대책에 따라 서울 강남권과 함께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됐다. 강남4구 외에 입주 시점까지 분양권 전매가 전면 금지되는 지역은 서울 안팎을 포함해 과천이 유일하다. 그러나 대책 이후 아파트값이 떨어지고 사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과 달리 과천은 꿋꿋이 갈 길을 가는 모습이다.
부동산 대책 이전보다 상승폭은 줄었지만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후 지난달까지 과천 아파트값은 0.01% 올랐다. 같은 기간 강남4구의 집값은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초구가 0.38% 떨어져 내림폭이 가장 컸고, 강남(-0.29%)·송파(-0.28%)·강동구(-0.16%)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밖에 주공12단지는 시공사 선정, 주공10단지는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승인 단계에 있다. 주공4·5단지는 정비계획 수립안을 마련 중이다. 속도가 가장 느린 주공8·9단지 역시 재건축 준비위원회를 꾸렸다. 과천의 전체 12개 주공아파트 단지 가운데 이미 일반분양을 마친 3곳을 제외하고 모두 재건축을 위한 단계를 차근차근 밟고 있는 것이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지자체의 까다로운 정비계획안 심사에 부딪혀 사업에 진척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과 달리 과천은 지자체에서 재건축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과천시 도시정책과 관계자는 “과천은 도시기본계획에 따라 지자체가 직접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정비구역을 지정하는 방식으로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사업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지난해 과천 집값이 2009년 이후 8년 만에 3.3㎡당 3000만원대를 회복한 것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과천 집값은 2009년 3.3㎡당 3077만원을 기록한 이후 2000만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지난해 말 기준 3020만원으로 3000만원대를 회복했다. 지난해 주공7-2단지를 재건축한 단지가 과천에서 10년만에 재분양에 나서 흥행에 성공하는 등 과천 재건축 사업이 가시화되면서다.
다만 올 하반기부터 과천지식정보단지에서도 분양이 시작되는 등 과천지역에 공급 물량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은 부담이다. 과천지식정보단지는 갈현동과 문원동 일대 135만㎡ 규모로 조성되는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기업과 함께 800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이 들어선다. 오는 11월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지식정보단지 S4·5·6블록에서 1922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과천 재건축 단지와 과천지식정보단지 내 공급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수요자들이 분양가와 입지 등을 더 꼼꼼히 따지고 수요도 분산될 수밖에 없다”면서 “올해 분양에 나서는 첫 재건축 단지의 청약 성적에 따라 향후 단지들의 흥행 성패도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