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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이제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대형 이벤트가 임박했다는 불안은 여전하지만 브렉시트에 반대해온 여성의원 피살사건 이후 영국내에서 EU 잔류를 지지하는 쪽이 힘을 얻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눌렀던 공포감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전날(20일)과 간밤 아시아와 유럽, 뉴욕증시는 순차적으로 상승랠리를 이어갔고 국제유가도 3% 이상 급등했다. 브렉시트 우려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던 영국 파운드화도 제자리를 찾았다. 지난달 25일 1.4708달러 수준에서 지난주 1.4064달러로 4.4%나 단기 급락했던 파운드화 가치는 1주일도 안돼 다시 1.47달러대에 근접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브렉시트로 야기됐던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위험자산 회피 심리도 거의 진정됐다고 볼 수 있겠다. 아직 오차범위 이내이긴 해도 가장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쪽이 지지세력을 앞섰다는 조사결과가 나오고 있는 만큼 이대로 브렉시트가 부결될 경우 위험자산이 조금 더 안도랠리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런 반전 분위기 속에서도 대표 안전자산으로서 강세랠리를 보여온 일본 엔화 가치는 좀처럼 되돌림 양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달 25일 1달러당 110엔 위에 머물러 있던 일본 엔화는 지난 16일까지 불과 3주일만에 6% 가까이 급등했다. 그리고 파운드화가 급반등하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104.46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파운드화 약세와 엔화 강세의 동조화(=커플링)가 깨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또다른 이유가 엔화 강세를 이끌고 있다는 논리적 귀결을 낳는다.
이럴 경우 엔화는 서서히 상승세를 늦추면서 조정모드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지만 엔화가 크게 하락할 공산은 크지 않다. 설령 영국에서 브렉시트가 부결되는 상황이 현실화해도 파운드화가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엔화도 108엔 정도에서 조정을 끝내고 다시 강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화가 엔화에 비해 더디게 절상되는 현 상황에서 우리 수출기업이나 주식시장은 그다지 크게 손해볼 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