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H지수 연계 ELS의 대규모 손실로 은행 창구에선 고위험 파생상품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고객도 투자를 피하는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ELS는 이미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우리은행을 제외하곤 대부분 주요 시중은행에선 판매를 전면 중단하면서 판매가 더 얼어붙었다. 이에 은행들은 이를 대체할 상품을 찾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위험·고난도 상품을 취급하는 것 자체에 당국과 여론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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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사태 반작용으로 예금 수요도 커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예금 금리가 많이 떨어졌다고 해도 아직 3% 중후반이라 단기보단 1년 이상 묶어두려는 요구가 많다”고 말했다. 현재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최고 금리는 연 3.55~3.9% 수준이다. 다만 그렇다고 ELS 수요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은행권에서 ELS를 못 팔게 되자, 증권사로 이동하는 고객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홍콩 ELS 손실에서 한 발 비켜나 있는 기존 ELS 상품 고객이 ELS에 가입하기 위해 증권사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ELS 등 은행에서 고위험 상품 판매 자체를 전면 금지할 가능성은 작아 보이지만 은행권 고위험 상품 판매 규제가 정비될 때까진 은행의 비이자 이익 부문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자산관리 서비스에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산관리(WM) 부문의 수익을 내는데 ELS 판매가 큰 비중을 차지해온 건 맞다”며 “판매 정상화 전까진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다. 타 업권과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원금보장 상품만 운용하는 것으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