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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작가는 지난 2019년 동성 결혼 과정을 담은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를 펴낸 이후 ‘세상에 이런 가족도 있다’고 알리는 적극적인 대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국내에선 동성 부부간 혼인신고가 허용되지 않아 미국에서 혼인신고를 했고, 지난해 12월에 벨기에의 한 병원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올해 출산을 했다.
김 작가는 결혼 후 프랑스에 주재원으로 나가 일을 하면서 출산을 결정했다. 그는 “프랑스인 상사가 내게 당연하다는 듯 ‘애는 안 낳을 거냐’고 물었다”며 “동성 부부가 아이를 낳아 양육하는 게 프랑스에선 그만큼 흔한 일이었고 프랑스에서 동성 부부가 아이를 낳아 기르는 모습을 눈으로 보니 나도 아이를 낳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부부 모두 유년시절 외국 거주 경험을 주위에 말하면 사람들이 동성 부부인 점에 대해 ‘그럴 수도 있겠다’는 반응을 보인다”며 “혼혈인 우리 아이를 보는 사람들도 ‘혼혈인데 엄마가 둘일 수도 있지’라고 오히려 문제를 쉽게 해결해 줄 수 있겠단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실제 최근 주위 동성 부부들의 결혼식에 양가 부모님이 참석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는 것을 보면 동성 가정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인식이 빠르게 변화한다는 것을 느낀다”며 “우리 아이가 초등학교가 들어가기까지 7년이란 시간이 남았는데, 그 사이 동성 가정에 대한 차별이 크게 줄어 아이를 계속 한국에서 키울 수 있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 구성원의 호의나 인식변화에만 기대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제도적 변화도 꼭 필요하다”며 “결국 무산되긴 했지만 정부의 지난 4차 건강가정기본계획에서 가족의 범위를 혈연 밖까지 인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이처럼 전통적인 가족의 정의를 바꾸는 것부터가 우리 사회의 단단한 정상 가족의 프레임을 깨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