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MBK 3인3색 리더십…사모펀드시장 새 바람 불어넣다

  • 등록 2018-09-07 오전 6:00:00

    수정 2018-09-07 오전 7:49:41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5년만에 거둔 딜의 결실은 달콤했다. 투자수익률 133%. 국내 사모펀드(PEF) 가운데선 독보적인 기록이다. 최근 신한금융지주에 매각한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투자로 또 한번 새 기록을 쓴 MBK파트너스 얘기다. 2005년 국내에 설립한 토종 사모펀드지만 자산규모가 16조가 넘는 글로벌 투자기업으로 성장한지 오래다. ING생명뿐 아니라 홈플러스, 코웨이 등 초등학생도 알만한 대형 회사들이 MBK를 통해 자금을 수혈하고 있다.

MBK에는 4명의 거목이 있다. 창업주인 김병주 회장은 ‘병주킴’이라는 이름 하나로 글로벌 시장에서 1조원 규모의 펀딩을 성사시킬 만큼 이미 ‘미다스의 손’으로 알려진 유명인사다. 하지만 MBK에는 김 회장만 있는 게 아니다. 그의 뒤에 가려져 상대적으로 빛이 덜나던 3인방이 있다. 윤종하 부회장과 김광일·부재훈 대표로 최근 대형 딜 메이커로 급부상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제갈량’ 윤종하의 승부수…국내 금융 역사 새로 쓰다

MBK는 ING생명 매각을 통해 국내 인수합병(M&A) 새 역사를 썼다. 현재 MBK가 보유한 지분 59.15%에 대한 가치는 약 2조3000억원이다. 이를 지분 100%로 환산하면 매각가는 4조원이 넘게 된다. 이는 국내 생명보험사 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ING생명은 국내 사모펀드 최초로 기업공개(IPO)를 통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성공 사례이기도 하다. 이후 자본재조정(리캡·리캐피탈라이징)을 통해 투자금도 회수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가져온 사모펀드에 대한 편견을 깨뜨린 IPO로 평가한다. 또 ING생명의 리캡은 MBK가 코웨이 이후 시도한 두번째 자본재조정이다. 향후 얻게 되는 매각 차익은 고스란히 시세차익으로 잡히는 것으로, 인수 이후 5년 만에 133%의 수익를 내는 셈이다. 연환산내부수익률(IRR)로 환산하면 26.5%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투자 원금을 거의 다 회수한 MBK 입장에선 헐값에 매각할 이유가 없다”며 “향후 매각 차익은 고스란히 시세차익으로 돌아오는 굿딜”이라고 평가했다.

ING생명의 딜을 처음부터 주도한 것은 MBK창립 멤버인 윤종하 부회장(56)이다. 경영학 박사이기도 한 윤 부회장은 투자업계에선 뛰어난 전략과 전술로 제갈량이란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ING생명의 성공적 딜은 윤 부회장의 제갈량다운 전략의 결과라는 평가다.

‘부드러운 카리스마’ 김광일의 새 도전…홈플러스 변신은 무죄

ING생명에 이어 MBK는 또 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김앤장의 M&A(인수합병) 전문 변호사로 MBK 초창기 멤버로 합류했던 김광일 대표(54)가 국내에선 전무후무한 새로운 실험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무려 7조2000억원에 인수한 홈플러스를 전 국민이 투자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탈바꿈 시키는 새로운 시도다. MBK와 별도로 홈플러스 지점을 관리·운용하는 회사(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를 설립해 이를 주식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이 회사가 관리하는 홈플러스 지점은 40여개에 달하며 상장 예상 규모만도 1조원에 달한다. 리츠 설립 승인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는 “늦어도 오는 추석 연휴 전까지 설입 인가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하면 일반 개인 투자자들은 홈플러스가 지불하는 임대료 수익으로 운영되는 부동산 관리회사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투자자들이 함께 홈플러스라는 상가를 매입하고 월세를 배당형태로 받는 것이라 이해하면 된다. 홈플러스 리츠 상품의 목표 수익률은 연평균 7%에 달한다. 여기에 주가가 상승한다면 추가적인 시세차익도 노릴 수 있다.

리테일 상장 리츠는 글로벌 35개 OECD 국가에선 이미 보편화된 투자 상품이다. 지난 5월 기준 일본은 약 1조원 이상의 리츠 상장이 전체 65%에 달했다. 홍콩은 이미 상당된 리츠의 규모가 1조원 이상이며 호주과 스테인은 전체 시장의 각각 39%, 48%를 차지한다. 반면 한국은 오는 연말께 홈플러스 리츠 상품이 상장되면 1조원 이상 규모의 리츠가 처음으로 시장에 나오는 셈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선 조용하지만 깊이 있는 김광일 대표의 부드러운 리더십이 홈플러스의 변신, 국내 상장 리츠를 성공으로 이끄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중일 ‘팬아시아’ 넘나드는 부재훈의 투자전략

두 사람이 국내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주목받았다면 부재훈 대표(48)는 한·중·일을 아우르며 독자노선을 걸었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일본 유니버셜 스튜디오 매각이 꼽힌다. 지난해 3월 미국 최대 케이블방송사인 컴캐스트(Comcast)가 MBK와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이 보유한 유니버셜스튜디오재편의 잔여지분 49%를 2548억엔(약 2조5662억원)에 전량 매수했다. 이 매각으로 MBK와 골드만삭스는 1조원대의 투자 차익을 거뒀다. 이미 리캡을 통해 투자금 대부분을 회수했으며 매각 차익까지 더하면 1조원대 투자 차익으로 추산된다. 한때 MBK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던 이들은 “국내 최대 사모펀드지만 정작 한국에선 높은 수익률을 낸 적이 없다”며 “오히려 일본에서만 좋은 성과를 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 부 대표의 또다른 실험은 부동산과 기업 등 투자 영역을 가리지 않는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SSF)다. 지난해말 펀딩을 시작해 올 상반기까지 불과 3개월만에 1조원 모집에 성공했다. 그의 투자 영억은 여전히 한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한중일을 아우르는 팬아시아 지역을 SSF의 투자 지역으로 보고 있으며 실제로 국내보다는 중국에서 먼저 가시적인 투자 성과를 내고 있다. 부 대표는 “한중일을 아우르며 전통적인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후 매각) 딜 이외에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다”며 “한국 사모펀드 시장에는 없었던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40대 기수인 부 대표는 MBK내부에선 트렌디한 감각으로 싱크탱크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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