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넘보는 '강북3구'…용산·마포·성동구 집값 '高高'

용산, 민족공원 후광 업고3.3㎡=2495만원..송파구 제쳐
마포·성동구, 도심 가까워 수요자 몰려..강동구 집값 추월
  • 등록 2017-04-14 오전 5:30:00

    수정 2017-04-14 오후 2:35:24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서울 강북권에서 강남권 집값을 넘보는 지역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값이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요란하게 상승과 하락을 반복해 오는 동안 도심권과 가까운 강북 대장주 지역들에선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용산공원 조성과 신분당선 연장 등 개발 호재가 이어지며 집값 상승세가 꾸준한 용산구는 송파구를 제치고 강남·서초구에 이어 ‘집값 상위 3개구’ 자리를 되찾았다. 직주근접성을 갖춘 마포구와 성동구는 신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며 신흥 강남권으로 분류되는 강동구보다 높은 집값을 형성하고 있다.

용산 아파트값 고공행진…강남 턱밑 바짝 추격

부동산114에 따르면 용산구 아파트값은 3.3㎡당 평균 2495만원(지난 10일 기준)으로 전통적인 강남지역으로 분류되는 송파구(3.3㎡당 2475만원)를 넘어섰다. 용산구 집값 고공행진은 지난 1년 새 하락 없이 이어온 꾸준한 상승세 덕분이다.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 단지의 분양 흥행으로 강남권 집값이 달아올랐던 10월 송파구 아파트값(3.3㎡당 평균 2462만원)은 용산구(2452만원)를 제쳤다. 그러나 집값 고공행진이 이어지자 정부에서 강남권을 정면으로 겨냥한 ‘11·3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고 송파구 집값은 바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반면 용산구는 지난 1년 새 집값 상승폭(6.9%)은 송파구(8.4%)보다 낮았지만 하락 전환 없는 상승세를 유지하며 다시 서울 집값 상위 3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용산의 꾸준한 집값 상승세는 개발 호재가 잇따르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용산 미군기지 터에 243만㎡ 규모로 조성하는 용산민족공원 사업은 올해 미군 이전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용산구 한강로동 C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공원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공원 조성이 용산 전체 지역에 대형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통망 확충 호재도 이어진다. 신분당선 연장선인 용산~강남 복선전철은 1단계 구간(신사~강남)이 지난해 8월 착공에 들어갔고 용산과 강남 신사동을 잇는 2단계 구간도 미군기지 이전 후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연장선이 개통하면 용산의 강남 접근성이 한층 개선되고 광교신도시까지 40분대에 이동도 가능해진다.

올해 입주를 시작하는 용산역 인근 재개발 단지들에도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상태다. 지난 2014년 공급 당시 미분양이었던 ‘용산역 푸르지오 써밋’은 오는 8월 입주를 앞두고 중대형 평형에도 5000만원 이상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 단지 전용면적 118㎡형 분양권(23층)은 지난 2월 분양가(12억4480만원)보다 5079만원 비싼 12억9559만원에 거래됐다.

내달에는 782가구 규모의 ‘래미안 용산 더 센트럴’도 입주를 앞두고 있으며 같은 달 용산 전면4구역에서는 1140가구 규모의 ‘용산 센트럴파크 효성해링턴 스퀘어’가 분양 예정이다. 용산역 인근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4구역 단지 일반분양가는 평(3.3㎡)당 3500만원 수준으로 얘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강남3구의 일반 분양가는 3.3㎡당 평균 3473만원이었다.

직주근접성 갖춘 마포·성동…전용 84㎡ 10억원대 거래 속속

용산구에 이어 강남권에서 집값 상위권을 차지하는 동네는 마포구(3.3㎡당 1927만원)와 성동구(3.3㎡당 1924만원)로 신흥 강남권인 강동구(3.3㎡당 1858만원)를 앞서고 있다. 이들 지역은 모두 도심 업무지구로 접근성이 좋다. 성동구는 동호대교와 성수대교를 사이에 두고 강남 생활권도 누릴 수 있다.

마포구와 성동구에서는 주택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며 신규 분양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마포구에서 분양한 ‘신촌숲 아이파크’(평균 74.8대 1), ‘마포 한강 아이파크’(평균 55.9대 1), ‘마포 신촌 그랑자이’(평균 31.9대 1) 등의 청약경쟁률은 서울 전체 평균(23.1대 1)을 크게 웃돌았다.

11·3 대책 이전에 공급한 신촌숲 아이파크와 마포 한강 아이파크는 각각 내달 1일과 오는 18일 전매 제한 해제를 앞두고 웃돈도 크게 뛰고 있다. 마포구 신정동 U공인 관계자는 “최근 들어 신촌숲 아이파크 분양권 매수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며 “전용 84㎡형을 기준으로 고층은 웃돈이 1억원, 저층은 7000만~8000만원 가량 붙어 있다”고 말했다.

신규 입주 아파트를 중심으로 중소형 평형대에서 10억원이 넘겨 거래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2월 입주를 시작한 마포구 ‘래미안 웰스트림’ 전용 84㎡형은 얼마 전 10억5000만원에 팔렸다. 성동구 ‘래미안 옥수 리버젠’ 전용 84㎡형은 층수에 따라 9억7000만~9억8000만원 선을 호가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강북권 아파트가 10억원 이상으로 거래되는 사례들이 나오면서 강북권 지역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강북권 주요 지역은 강남3구와 비슷한 수준의 업무지구 접근성 및 교통망 등을 갖추고 있다”며 “다만 강남3구에는 ‘명문학군’이라는 요소가 있어 이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개발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지역에 따라 강남권 집값을 뛰어넘는 단지들도 적잖게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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