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면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 매매시장에는 외지 투자자 발길이 잦아졌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오르는 현상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광역시 외지 투자자 비중 줄어
지난해 대구 아파트값은 10.3% 올랐다. 지방 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분위기가 심상찮다.
1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구에서 지난해 거래된 아파트는 총 4만986건으로 이 중 외지인들이 사들인 아파트는 5589건이었다. 지난 한해 대구에서 팔린 아파트 가운데 13%가 외지인 손에 넘어갔다는 얘기다. 그러나 직전 해인 2012년(16.8%)과 비교하면 외지인 거래 비중이 3.8%포인트 가량 줄었다. 2011년에는 전체 거래량(5만1434건) 중 외지인 거래 비중은 22%(1만1267건)에 달했다. 2년 만에 외지 투자자가 대거 빠져나간 것이다. 반면 지난해 대구 거주자들의 거래 비중은 86%(3만5387건)로 전년인 83%(3만3551건)에 비해 3%포인트 늘었다.
6대 광역시 중 광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도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정부의 매매시장 활성화 대책으로 지역 내 수요자들의 주택 거래는 많이 늘어난 반면 외지인 거래는 감소한 것이다. 울산은 외지 거래 비중이 2012년 17%에서 지난해 12.9%로 4.1%포인트 줄었다. 외지 거래 건수 역시 같은 기간 3643건에서 2465건으로 32% 급감했다. 2012년 울산 동구 아파트값은 12%가량 올라 전국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외지 투자자가 빠져나간 지난해에는 집값이 0.4% 내렸다. 같은 기간 부산의 외지인 거래 비중은 12%→10%, 인천 24%→20%, 대전 21%→19%로 각각 줄었다. 최근 집값 상승 폭이 줄어든 세종시 역시 같은 기간 52%에서 47%로 5%포인트 빠졌다.
강남 재건축시장 외지인 ‘눈독’
서울, 특히 강남권은 분위기가 딴판이다. 지난해 서울지역 아파트 총 거래 건수 6만8702건 중 1만696건(16%)이 외지 투자자에 의해 이뤄졌다. 2012년과 비슷한 수준(4만4771건 중 7287건)을 유지했다.
그러나 강남구의 경우 전체 거래 4452건 중 966건(21%)이 외지인 거래였다. 서초구는 지난해 팔린 아파트 3654가구 중 697가구(19%)를 외지인이 사들였다. 외지인의 거래 비중은 2012년보다 1% 포인트 늘었다. 거래 건수도 400건→697건으로 42%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바닥을 쳤다고 판단한 외지 투자자들이 대거 주택 매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까지 집을 사면 향후 5년간 양도세 전액 면제 혜택을 볼 수 있었던 점도 투자자를 끌어들이는데 한몫했다.
투자자가 몰리면서 올 들어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월 기준 강남3구 재건축 아파트값은 1.08% 올랐다. 서울 전체 평균 0.78%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실제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1단지 전용41㎡는 6억9500만~7억원 선으로 한달 새 4000만원 가까이 뛰었다. 개포동 정애남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집값이 저점이었던 데다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요량으로 부산·진주 등 외지 투자자들이 재건축 아파트 위주로 상경 투자를 많이 나섰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집값이 크게 오른 데다 집주인들도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거래는 뜸한 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