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교사 출신으로 이번 국회에 처음 입성한 정성국 국민의힘 의원과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서이초 사건 1주기에도 현장의 교권 회복은 요원한 상태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서이초 사건 이후 교권 5법(교원지위법·교육기본법·초중등교육법·유아교육법·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체감하는 변화가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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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이날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교권 5법 통과로 교사들을 위한 방어막이 생겼지만 여전히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교사들의 좌절과 압박이 큰 상황”이라며 “아동복지법 개정을 통해 법을 완성하고 현장의 아동학대 신고나 악성 민원을 막을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최초 평교사 출신 회장이었던 정 의원은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현행 아동복지법 17조는 ‘정서적 학대조항’을 명시하고 있는데 해당 조문은 ‘아동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아동학대로 규정한다. 모호한 규정탓에 일부 학부모들은 해당 조문을 악용해 교사들을 고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 의원은 정서적 학대 기준을 명확히하고 정당한 생할지도는 아동학대로 보지 않겠다는 내용을 아동복지법에 명시하는 내용을 개정안에 담았다.
그는 이같은 법적 조치와 함께 교권보호를 위한 교육당국의 행·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 의원은 “법은 (아동복지법을 제외하고) 교권 5법으로 보완은 됐지만 실질적 움직임이 부족하다”며 “체계적 관리체계가 갖춰지지 않고 있다보니 법에서 가능해도 실제적으로 교사들을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단적인 예로 문제 행동 학생 분리를 꼽았다. 현행 교육부 고시에 따라 교사들은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의 분리가 가능하다. 다만 분리했을 때 관리 주체, 관리 공간 등의 부족으로 인해 실질적 분리가 불가능하다는 게 정 의원의 전언이다. 그는 “분리조치했을 때 절대적으로 부족한 공간, 관리주체의 부족으로 제대로 된 분리가 불가능하다”며 “게다가 분리하다 아동학대로 신고받는 경우도 다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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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의원 역시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아동복지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의원은 “지난 1월까지 현장에 있던 교사로서 여러 법안들이 개정됐지만 현장은 변하지 않았다”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학생에 대한 생활지도가 정서적 아동학대로 신고되는 것이다. 아동복지법 개정이 안 된 상태에서 다른 법안을 아무리 많이 뜯어 고쳐봐야 소용이 없다”고 강조했다.
백 의원은 “법제화가 돼야 예산·공간·인력 등이 지원될 수 있다”며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은 정서적 원인이 있기 때문에 임상경험이 풍부한 외부 전문 행동 전문가에게 맡기는 등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학생들을 위한 지원책 등 역시 법적 근거를 마련해 명확히 보호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긴급상황시 물리적 제지를 법제화할 필요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교사들은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것을 우려 학생이 다른 학생을 때리거나 심지어 본인을 때려도 제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전북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의 무단 귀가를 가로막은 교감이 학생으로부터 뺨을 맞기도 했다.
백 의원은 “다른 학생을 때리는 과정에서 제지를 하다가 학생의 손목을 잡아 손목에 멍이라도 들면 아동학대로 신고받아 파면될 가능성도 있다”며 “명백히 다른 학생을 때리거나 본인을 공격할 때 방어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법안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