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인구 130만명의 작은 국가인 에스토니아는 1991년 소비에트연방으로부터 벗어난 신생 독립국이다. 이 작은 나라가 국가신용등급, 경제성장률, 부패인식지수(CPI) 등 다양한 국가 평가지표에서 뚜렷하게 상승세를 보였던 것이다. 인터넷전화 프로그램 스카이프(Skype)를 만든 나라 에스토니아는 최첨단 정보기술(IT) 산업으로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린 대표적 국가다.
최근 취재원으로부터 또 하나의 국가에 대한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다. 그는 “우즈베키스탄은 과거에 신용카드도 못 쓰게 했던 나라였다”며 “그런 나라가 지금은 중앙부처에 한국도 없는 디지털기술부라는 부처를 만들고 IT를 국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 나라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변모하고 있다. 2000년대 초 3~4%에 그쳤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던 지난 2021년 7.4%까지 오르는 등 최근에도 6% 안팎을 유지 중이고 1인당 GDP도 2018년 1604달러에서 지난해 2496달러까지 올랐다.
우즈베키스탄이 매력적인 국가인 건 무엇보다 한국 배우기에 적극적이라는 점에서다.
우즈베키스탄은 외국인 투자에도 허들이 낮은 국가다. 지난 2019년 대통령실 산하에 외국인투자위원회를 설치하고 자국 내에서 사업하는 외국 자본에 직접적 지원에 나섰다. 우즈베키스탄은 중국, 베트남 등과는 다르게 합작법인을 세우지 않아도 사업이 가능하다. 이익금에 대한 송금도 무한정이라고 한다. 한국은 2017년부터 우즈베키스탄 체류에 비자 면제를 받았다.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의 간헐적 교류만 보일 뿐 정부 차원의 적극적 후속 조치는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는 우즈베키스탄 등에 중소기업의 현지 진출 지원하는 협약을 맺었지만 그 당시와 지금의 우즈베키스탄은 전혀 다른 국가다. 2020년 대비 2022년 우즈베키스탄 GDP에서 디지털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에서 2.77%로 증가했고 IT파크 입주 외국기업도 2020년 14곳에서 지난해 230개로 급증했다. 한국 면적의 4배, 인구 3500만명의 동토의 땅을 주목해봐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