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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1월 하순 3만6000원대까지 오른 뒤 계속 미끄러지고 있다. 특히 주주총회가 열렸던 3월31일에는 장중 2만8850원을 터치하며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기도 했다. 내부 후보들의 연이은 낙마로 CEO 공석 상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를 짓누른 탓이다. 이후 반등을 시도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 5일 종가는 3만850원으로 3만원대에 겨우 턱걸이 마감하며 추가 하락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배당정책이 CEO 선출 이후로 미뤄진 게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입을 모았다. 통신주는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은데, KT는 올해 경영공백 장기화로 배당금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KT의 외국인 지분율이 경쟁사 대비 하락폭이 큰 것도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KT의 외국인 지분율은 올 초 43.05%에서 지난 5일 기준 40.37%로 2.68%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은 1.41%p 떨어졌고, LG유플러스는 1.17%p 상승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KT가 1분기 뿐만 아니라 2분기 실적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본사 이익 전망으로 볼 때 주당배당금(DPS) 감소 우려가 점차 커질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가을에 새롭게 취임할 경영진 입장에서는 본인들의 실적과 무관한 올해 배당을 정책적으로 높게 책정할 이유가 없다”면서 “기대 배당 수익률이 7%선인 2만5000원대까지 하락을 염두에 둔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KT는 이달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최대 7명의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한 뒤 7월 중 차기 대표이사 후보 선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차기 대표 선임을 위한 임시 주총이 8월 중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가에서는 올 가을쯤 경영공백 사태가 수습되더라도 높은 배당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김홍식 연구원은 “일부에선 부동산 매각 차익 발생으로 올해 KT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성장할 수 있으며 부동산 매각 차익을 배당과 연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위험한 발상”이라며 “올해 말 빅배스(대규모 손실처리)가 없으면 그나마 다행이고, 과거에도 부동산 매각차익을 배당에 연결해 준 사례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