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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코로나19 확산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습니다. 수도권 교회 등을 통해 시작된 집단 감염이 전국으로 확산돼 대규모 유행으로 번지는 모습입니다. 문제는 현재의 유행이 동네 미용실, 목욕탕, 병원, 커피숍 등 지역 사회 곳곳에서 발생하며 우리의 삶에 깊게 파고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일상 속 감염이 현실화되면서 새로운 연결 고리로 이어지는 ‘N차 감염’에 대한 추적 조사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27일 전국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41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올 3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대규모 집단 감염이 발생한 신천지예수교 관련 사태 이후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당시 3월 7일 전국에서는 483명이 하루 신규 확진자가 나오며 일일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는 지난 14일 이후 하루 확진자가 연속으로 세자릿수대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교회 예배, 이태원 클럽 등 밀집·밀폐·밀접한 공간에서 발생해 가족 등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그 유행 양상이 조금 다른 달라졌습다. 지역 사회 곳곳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크고 작은 소규모 집단 감염이 산발적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문제는 이런 감염은 최초 확진자를 특정하기 어려운데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새로운 감염으로 순식간에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럴 경우 감염자가 순식간에 수백명, 수천명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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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생한 구로구 아파트 집단감염 사례도 미스테리한 케이스입니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 주민이 지난 23일 확진된 이후 현재 관련 확진자가 32명으로 순식간에 늘었습니다. 확진자가 거주하는 복도식 아파트의 해당 동에는 268가구 500여명이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이 아파트 확진자가 근무하는 금천구 소재 축산업체로 감염이 번지며 환자가 연일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역당국은 아직 구체적인 감염 경로는 물론 최초 감염자가 누군지 조차도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어느 순간 어느 곳에서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새로운 집단 감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추론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은평구 불광동 한 미용실에서도 지난 22일 최초 환진자가 나온 이후에 현재까지 확진자가 9명으로 늘었습니다. 이 미용실 역시 감염 경로를 발견하지 못한 깜깜이 감염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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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수도권 내 음식점, 제과점 등에서는 낮 시간에는 정상 영업을 하지만 오후 9시부터 다음날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가능합니다. 까페 중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허용됩니다. 헬스장과 당구장, 골프연습장 등 실내체육시설에 대해서도 집합금지 조치가 시행됩니다. 모든 학원은 비대면 수업만 가능하며 독서실, 스터디까페도 영업을 할 수 없습니다. 치명률이 높은 고령층이 몰린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면회가 금지됩니다.
이런 강화된 방역 지침은 가을철 독감 유행에 코로나19까지 동시에 확산할 경우 걷잡을 수 없이 상황이 악화될 수 있어서입니다. 두 가지 팬데믹이 동시에 오는 ‘트윈데믹(twindemic)’이 덮칠 경우 의료 인력 부족 등으로 방역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기가 힘들어 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내수 경제 타격이 불가피해도 거리두기 3단계를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장 다음주 코로나19 확산세가 얼마나 진정될지 있을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