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수은 새 사령탑 확정...구조조정 처리 시험대

  • 등록 2017-09-08 오전 6:00:00

    수정 2017-09-08 오전 6:00:00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내정 이후 금융권 인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산업은행 회장과 공석인 수출입은행장이 7일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로부터 각각 임명 제청을 받았다.

구조조정 전담창구인 양대 국책은행이 새 사령탑을 맞으면서 ‘사람중심경제’를 표방하는 문재인 정부 구조조정 정책의 기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첫 시험대는 매각 무산 위기에 처한 금호타이어(산업
이동걸 신임 산업은행 회장 내정자
은행)와 독자 생존의 시험대에 올라있는 성동조선해양(수출입은행) 등 현안기업들에 대한 처리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캠프 출신 개혁성향 학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7일 신임 산업은행 회장으로 이동걸(64) 동국대 초빙교수를 임명 제청했다. 박근혜 정부의 ‘친박’인사로 분류됐던 같은 이름의 이동걸 현 회장은 임기 1년 반을 남기고 물러나게 됐다. 이 내정자는 민관을 두루 경험한 개혁 성향의 학자다. 장하성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과 최흥식 금감원장 내정자와 경기고 동문이다. 그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중용됐다. 김대중 정부 때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을, 노무현 정부 땐 금융위원회의 전신인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노무현 정부 후반기엔 최흥식 금감원 내정자에 이어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을 맡았다. 지난 대선 때는 문재인 대선 캠프 비상경제대책단에 참여해 가계부채 대책 수립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당면 과제로는 기업 구조조정 수행이 우선 꼽힌다. 산업은행은 사모투자펀드(PEF) 등 자본시장이 발달하지 않은 현실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사실상 도맡아 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매각 문제가 첫번째 이 회장의 구조조정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1년여를 끌어온 금호타이어 매각은 사실상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중국의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현재 더블스타와의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추진 중이다. 채권단은 매각을 통한 경영정상화를 꾀했지만 ‘금호’ 상표권 문제와 더블스타의 무리한 가격인하 요구에 직면하면서 기업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올초 법정관리 벼랑끝에서 2조9000억원의 ‘몰핀’을 맞고 응급실에 잠시 실려간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정상화 및 매각이라는 지난한 과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매각이 추진 중인 대우건설 등 또다른 현안기업도 첩첩이 쌓여있다. 이 내정자 취임으로 전반적인 기업 구조조정 정책이 바뀔지도 관심사다. 이 내정자는 대표적인 ‘재벌개혁론자’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건설·항공·조선·해운·방산기업 등을 거느린 사실상 국내 최대 재벌기업에 가깝다. ‘낙하산 취업’과 부실 관리 등으로 도덕적 해이 논란을 초래한 비금융 자회사 매각과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성장기업과 핵심산업에 대한 금융지원 등도 챙겨할 과제다. 이 내정자는 “우리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산업은행이 해야 할 역할이 많다”며 “구조조정과 같은 현안을 빨리 해소하고 금융지원을 강화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경북(64)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美 예일대 금융경제학 박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동국대 경영대학 초빙교수

국제금융 정통한 재무관료

신임 수출입은행장에 내정된 은성수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은 정통 재무관료다. 행시 27회로 재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과 세계은행(IBRD) 상임이사를 거쳤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을 맡던 당시 은 내정자는 국제금융국장으로 최 위원장과 손발을 맞춘 바 있다. 유럽 재정위기와 신흥국 외환위기 발생시 과감한 시장 안정 조치로 국내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했다. 이런 점에서 수출입과 해외투자 등 대외경제협력분야를 맡고 있는 공적수출신용기관(ECA) 수출입은행의 수장으로서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은 내정자의 과제는 산적하다. 우선 성동조선 구조조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2010년 4월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간 성동조선은 현재 생사의 시험대에 올라있다. 독자 생존 가능성을 점검하는 회계법인 실사가 진행중이다. 채권단으로부터 자율협약 이후 2조7000억원의 대출과 선수금환급보증(RG) 5조2000억원을 지원받았지만 극심한 ‘수주가뭄’에 시달리며 존폐 기로에 서 있다. 이전 정부에서 ‘각자도생’을 하라던 정부 입장이 문재인 정부에서 ‘RG지원’으로 바뀔 조짐이나 실사 결과에 따라선 중소조선사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 최 위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중소조선사 지원에 대해 “시황 전망이 상당히 불투명한 상태에서 경쟁력이 불확실한 회사까지 지원해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수출입은행이 최대주주인 국내 최대 방산업체 한국항공우주(KAI)의 분식 의혹도 넘어야할 산이다. KAI는 정부 차원의 방산비리 수사 타깃이 되면서 분식회계 의혹에도 휩싸여 있다. 분식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와 금감원 정밀감리가 진행중이나 이미 후폭풍은 거세게 불고 있다. 이 여파로 주가는 산업은행에서 현물출자 받을 때의 6만4100~6만6300원에서 4만2900원(6일 종가)으로 3분1이 넘게 하락했다. 보유 주식이 폭락하면 가치를 재산정하는 과정에서 수출입은행이 손실(손상차손)을 입을 수 있다. 지난달 30일 상반기 결산 보고 이사회에서 이사들은 ‘KAI 리스크’에 우려를 표명했다. 수출입은행의 자본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총자본비율 기준)은 올해 6월말 현재 12.44%로 국내은행 중 최저다. BIS비율이 하락하면 결국 자본확충이 필요해 직간접적으로 혈세가 투입된다.

△전북(57) △군산고, 서울대 경제학과, 美 하와이대 경제학 박사 △행시 27회 △재경부 국제기구과장 △재경부 금융협력과장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실 선임행정관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관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 국장 △기재부 국제업무관리관 △국제부흥개발은행 IBRD 상임이사 △제6대 한국투자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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