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혈투…‘3파전’ 굳어지나

다음카카오 vs KT vs 인터파크..3파전 압축
  • 등록 2015-08-19 오전 6:00:00

    수정 2015-08-19 오전 6:00:00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미래에셋그룹이 최근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추진을 포기하면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대진표가 크게 3파전으로 압축되는 모양새다. 교보생명과 KT, 우리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추진키로 한 데 이어 지난 13일 다음카카오는 한국투자금융지주와 구성한 ‘카카오뱅크’(가칭) 컨소시엄에 KB국민은행의 합류를 공식화 했다. 인터파크도 SK텔레콤 등 10여개 업체와 ‘연합 컨소시엄’을 구성키로 하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금융위원회는 다음달 말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신청을 받아 연내 1~2곳에 예비인가를 내 줄 예정이다.

1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강력한 후보였던 미래에셋의 불참 선언으로 예비인가 신청을 한달여 앞둔 인터넷전문은행 1호점 경쟁은 정보통신기술(ICT)업체들이 주도하는 양상이 됐다. ICT업체들은 향후 은산 분리 규제 완화 시 지분율 확대를 전제로 인터넷전문은행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행 은행법상 ICT업체들은 최대 10% 지분을 소유할 수 있고 이 중 4%에 대해서만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KT, 다음카카오, KG이니시스 같은 ICT업체들은 우선 현행법에 맞게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은산 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은행과 제2금융권 회사들은 주력 ICT업체들과 손을 잡기 위한 물밑 협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KT와 우리은행은 교보생명 40%, 우리은행 30%, KT 10%, 핀테크 기업의 소수 지분 참여를 통한 인터넷은행 지분 구성에 뜻을 같이했다. 하지만 교보생명이 지분율 40%와 50%를 두고 고심 중이어서 컨소시엄 구성이 늦춰지고 있다. 또 다른 쟁점은 인터넷은행의 경영 주도권을 두고 KT와 협의점을 찾는 것이다. KT는 추후 은산 분리 규제가 완화되고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서 예외가 적용될 경우 지분 보유율을 50%로 끌어올릴 수 있는 최대주주 변경에 관한 계약을 원하고 있다.

앞서 인터넷은행 진출을 공식화한 다음카카오는 컨소시엄을 맺은 한국금융지주와 최대주주 변경에 관한 별도 계약을 했으며 10여개 전자상거래 업체를 중심으로 한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금융사 물색에 나선 상태다. 지급결제 업체인 KG이니시스는 다음카카오· 한국투자금융지주 측 컨소시엄이나 KT· 교보생명 측의 연합 컨소시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가운데 국민은행과 첫 ‘짝짓기’를 완성한 다음카카오는 국민은행의 네트워크, 증권사의 투자 및 자산 운용 능력, 모바일 플랫폼 기업의 IT 전문성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모바일뱅크 모델을 공동으로 설계할 예정이다. KB금융측은 이번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다음카카오의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새로운 카드 채널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회사로 KB국민카드가 있긴 하지만 업권 2~3위권에 머물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계기로 카드 계열 역량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인터파크 컨소시엄은 중급 신용자를 위한 ‘맞춤형 개인금융’을 제공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을 구상 중이다. 우선 상대적으로 진출이 쉬운 지급결제 시장에서 사업 구조를 만들고 개인금융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KT 역시 모바일 결제 사업을 확대하고 인터넷전문은행 진출을 서두르는 등 핀테크(금융·IT 융합)구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지분을 50%까지 허용한다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에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의 진입이 제한됐고, ICT기업도 10%(의결권 행사 4%)까지만 투자가 가능하다. 하지만 야당은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업의 사금고로 전락할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금융위 법안에 반대하고 있어 법안 통과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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