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강력한 후보였던 미래에셋의 불참 선언으로 예비인가 신청을 한달여 앞둔 인터넷전문은행 1호점 경쟁은 정보통신기술(ICT)업체들이 주도하는 양상이 됐다. ICT업체들은 향후 은산 분리 규제 완화 시 지분율 확대를 전제로 인터넷전문은행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행 은행법상 ICT업체들은 최대 10% 지분을 소유할 수 있고 이 중 4%에 대해서만 의결권 행사가 가능하다. KT, 다음카카오, KG이니시스 같은 ICT업체들은 우선 현행법에 맞게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은산 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지분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은행과 제2금융권 회사들은 주력 ICT업체들과 손을 잡기 위한 물밑 협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KT와 우리은행은 교보생명 40%, 우리은행 30%, KT 10%, 핀테크 기업의 소수 지분 참여를 통한 인터넷은행 지분 구성에 뜻을 같이했다. 하지만 교보생명이 지분율 40%와 50%를 두고 고심 중이어서 컨소시엄 구성이 늦춰지고 있다. 또 다른 쟁점은 인터넷은행의 경영 주도권을 두고 KT와 협의점을 찾는 것이다. KT는 추후 은산 분리 규제가 완화되고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서 예외가 적용될 경우 지분 보유율을 50%로 끌어올릴 수 있는 최대주주 변경에 관한 계약을 원하고 있다.
시중은행 가운데 국민은행과 첫 ‘짝짓기’를 완성한 다음카카오는 국민은행의 네트워크, 증권사의 투자 및 자산 운용 능력, 모바일 플랫폼 기업의 IT 전문성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모바일뱅크 모델을 공동으로 설계할 예정이다. KB금융측은 이번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다음카카오의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새로운 카드 채널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회사로 KB국민카드가 있긴 하지만 업권 2~3위권에 머물고 있어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계기로 카드 계열 역량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한편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지분을 50%까지 허용한다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에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의 진입이 제한됐고, ICT기업도 10%(의결권 행사 4%)까지만 투자가 가능하다. 하지만 야당은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업의 사금고로 전락할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금융위 법안에 반대하고 있어 법안 통과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