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외관 속 텅 빈 사무실…그늘진 오피스시장

  • 등록 2015-07-30 오전 6:00:00

    수정 2015-07-30 오전 8:19:13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한여름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던 29일 저녁 서울 광화문거리의 한 초고층 빌딩. 화려한 외관과 달리 건물 내부는 썰렁하기만 하다. 저층에 입주한 음식점들은 불야성을 이루고 있지만, 위층에 들어선 사무실은 임차인을 찾지 못해 텅 비어 있다.

도심 재개발사업이 활기를 띠면서 고층 오피스 빌딩들이 도시 스카이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그러나 임차인을 구하지 못한 빈 사무실이 넘쳐나면서 건물주와 투자자들이 울상이다.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는 고층 오피스 빌딩들이 도심에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높은 임대료 부담 등으로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빈 사무실이 늘고 있다. [자료=교보리얼코 제공]
종로구 종로1가에 위치한 ‘D타워’는 완공 1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전체의 36%가 텅 빈 채로 남아 있다. 책임 임차 조건으로 시공한 대림산업 플랜트사업본부가 입주해 한 동을 쓰고 있지만, 다른 동은 대부분 입주 기업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주변 고층 빌딩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서울역 주변 고층 빌딩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서울스퀘어(옛 대우빌딩)에 입주해 있던 쌍용양회와 대우인터내셔널 등이 올해 초 새 사옥으로 이사하면서 공실(빈 사무실)이 크게 늘었다. LG유플러스도 용산에 지은 새 사옥으로 이전해 기존 오피스 빌딩은 임대가 잘 나가지 않고 있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강남 테헤란로에 늘어선 빌딩들도 비싼 임대료 때문에 IT 업체들이 하나 둘 경기도 분당신도시 등으로 이사를 가면서 1년째 비워진 사무실이 늘고 있다.

컨설팅업체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전체 오피스 공실률은 9.20%로 1분기(8.87%) 대비 0.33%포인트 높아졌다. 서울 종로·광화문 등 도심권역은 1분기 9.28%에서 2분기 10.45%로 1.17%포인트나 늘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서울 전체는 0.56%포인트, 도심권은 3.28%포인트나 증가했다.

물가 상승으로 명목 임대료는 내리지 않고 있다. 서울 오피스 평균 월 임대료는 올해 1분기 6만9800원에서 2분기 7만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이는 물가 상승에 따른 명목임대료일 뿐 건축비 등 사업비 증가에 따른 실질 임대료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서초구 서초동 플래티넘타워의 경우 지난달까지만해도 3.3㎡당 임대료가 보증금 80만원에 월 8만원이었지만 지금은 보증금 74만원에 월 7만4000원으로 떨어졌다.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자 1~2개월 정도 임대료를 내지 않는 조건의 ‘렌트프리’ 방식을 도입하는 곳도 늘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이창준 상무는 “저금리 기조로 오피스 빌딩 공급과 투자는 늘고 있지만 비싼 임대료 부담으로 대형 빌딩을 채울 만한 임대 수요는 감소 추세”라며 “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 프라임 또는 A등급 오피스에 대한 수요 회복은 더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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