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는 한반도 역사상 처음으로 80세를 넘는 장수를 누리게 됐다는 점이다. 그것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남녀 평균수명 83세에 도달했고 불과 5년 후면 65세 이상의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서는 초고령사회가 되는 것이다. 지하철요금 무료 대상자가 1000만명이 넘는 시대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고, 한편으론 전문분야 고령층 일자리 수요의 증가로 세대 간 경쟁 또한 예고되고 있다.
두 번째는 기술발전의 속도가 고용을 앞지르는 사상 초유의 기술적 실업의 위기에 처하게 됐다는 것이다. 1930년대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는 “기술혁신으로 인한 실업과 주당 근무시간이 15시간인 미래가 올 것이다”라고 했다. 고맙게도 이전의 기술발전 속도는 일자리의 이동과 대체를 충분히 감당하면서도 더욱 인간다운 일의 가치를 찾아가는 감당할 만한 ‘느림’이었다면, 지금의 기술변화는 80년 전 케인즈의 예언이 실현되는 급가속이라 할 만하다. 얼마 전 인재 채용시장의 주목을 끈 기사가 있다. “월급 220만원, 12가지 업무, 365일 24시간 근무하겠습니다.” 뉴욕에서 탄생한 백인여성 ‘어밀리아’가 코로나로 빈 사무실에 입사한 것이다. 글로벌 500대 기업을 고객으로 디지털 업무를 하는 화이트칼라 로봇이다. 이미 말레이시아 국제공항에는 인공지능 보안 로봇이 배치돼 근무 중이다.
공공부문의 고용전환을 결정함에 있어 시계열 관점에서 조만간 공공부문에도 닥칠 일자리와 직무의 변화를 진지하게 고민해보았는지 궁금하다. 얼마 전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수납원들의 직고용 결정 사례도 같은 맥락이다. 한 달이 지난 지금 그들의 직무는 어떻게 전환됐고 처우에 합당한 직무를 찾아 일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공기업 및 공공기관은 신이 내린 직장이란 소리를 듣는 부러움의 직장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 알리오에 의하면 지난 3년간 853개 공공기관에서 약 9만명의 비정규직이 정규직화 됐고, 올해까지 2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작년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비정규직 숫자는 무려 약 750만명으로 1년 만에 87만명이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은 통계이다. 우리사회의 심각한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한다는 차원이라면 오히려 벤처기업, 중소기업에서 혼과 열정을 쏟으며 일하고 있는 청년과 기업들에게 도전과 용기를 줄 수 있는 일자리 정책에 우선순위를 두고 몰입과 집중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