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20대 국회 민주당 원내사령탑 출신 인사들은 당권주자 하마평이 나올만큼 정치적 체급을 한 단계 키웠다는 평가다. 반면 통합당 원내대표를 지낸 의원들은 여당이었던 새누리당 시절 원내대표였던 정진석 의원을 제외하고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다.
21대 국회 초대 여야 원내대표들에게도 비슷한 흐름의 공식이 이어질지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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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영 전(前) 원내대표는 임기 마지막 날인 7일 원내대표로 참석한 마지막 정책조정회의에서 박수갈채를 받았다. 회의를 마치고는 원내지도부 의원, 원내대표실 당직자, 당 관계자들과 함께 국회 로텐더홀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참석자들이 ‘이인영과 함께한 모든 날이 좋았다♥’는 문구를 들었을 만큼 분위기가 좋았다.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최고위원들은 앞다투어 이 전 원내대표 성과를 추켜세웠다.
앞서 20대 국회에서 원내대표를 지냈던 여당 원내지도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3기 원내대표였던 우상호·우원식·홍영표 의원 등은 모두 공과가 있지만 ‘나름대로 할 일은 했다’고 평가받으면서 직을 내려놨고 21대 국회에 재입성했다.
우상호 의원은 야당 시절 원내대표직에 올렸지만 역사적인 박근혜 전(前) 대통령 탄핵을 성사시켰고 정권교체도 이뤄냈다. 우원식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첫 원내사령탑으로 인사청문회 지휘 등 초기 내각 정착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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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통합당 원내대표는 ‘독이든 성배’라는 수식어를 그대로 입증하는 데 그쳤다. 자유한국당(통합당의 전신)이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여당 지위를 잃은 뒤 원내대표가 된 정우택·김성태·나경원·심재철 의원이 줄줄이 21대 총선에 불출마하거나 낙마했다.
야당 지도부로서 ‘여당에 반대만 하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로 낙인찍힌 게 뼈아프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당 총선 전략 밑그림을 그렸던 이근형 전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이 나경원 의원을 놓고 “국민밉상이 돼 있더라”로 한 게 일례다.
한국당은 탄핵 이후 당 대표가 예외 없이 원외인사(홍준표·김병준·황교안)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민주당에 비해 ‘투톱’인 원내대표 위상이 높았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점 때문에 “국정운영을 발목 잡는다”는 여당 공세의 주요 목표가 됐다는 얘기도 있다.
범여권이 4+1 전략으로 과반의석을 만들어 패스트트랙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의석 열세라는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는 지적 역시 나온다. 정권교체 이후 주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을 넘어서지 못하면서 여론을 등에 업고 판을 흔들기도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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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선출되는 통합당 원내대표에게도 가시밭길이 기다리고 있다.
총선 패배 이후 ‘김종인 비대위’ 여부를 놓고 갈등이 이어진 당을 우선 수습해야 하는 게 당면 과제다. 과반 의석의 거대 여당을 상대로 전반기 원구성 협상도 펼쳐야 한다.
개인의 정치적 역량의 관계없이 여대야소(與大野小) 상황에서 야당 원내대표의 한계는 뚜렷하다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도 야당 시절엔 원내지도부가 의원총회에서 여야 협상 결과에 대해 질타를 받기 일쑤였다.
다만 당권파 친문인 김태년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도 향후 1년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말도 들린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을 합친 세자릿수 의석이면 얼마든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며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180석을 얻었으니 이제 야당 탓을 할 수도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신임 원내지도부의 대야 협상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