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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TV 광고로 선보인 남양유업의 ‘불가리스’ 해우소(解憂所) 편은 ‘소화기관인 장이 건강해야 생활이 건강하다’는 발효유의 기능을 가장 잘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치 있는 광고에 품질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더해져 불가리스는 장 발효유의 대세로 거듭났다. 지난 1991년 1월 출시된 이후 28년간 국내 장 발효유 시장 1위를 지켜온 베스트셀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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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라는 유제품이 국내 시장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71년 한국야쿠르트가 ‘야쿠르트’를 선보이면서부터다. 후발 주자로 나선 남양유업은 100원짜리 65㎖ 작은 액상 요구르트가 전부였던 국내 발효유 시장에 1990년대 농후 발효유 불가리스를 앞세워 고급 발효유 바람을 일으켰다. 당시 야쿠르트에 비해 150㎖라는 대용량에 60배 이상 많은 유산균이 들어있던 불가리스는 발효유 시장에 농후발효유라는 새로운 개념을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특히 장수국가로 알려진 불가리아의 건강 비법인 유산균 발효유에 착안해 개발했다는 스토리를 부각하면서 마케팅에 성공했다. 실제 불가리스에는 락토바실러스, 애시도필러스, 불가리커스 등 복합 균주가 들어있다. 일반 발효유와 비교해 180배 이상 많은 유산균이 들어 있어 변비와 설사에 특효약처럼 인식되고 있다.
매출액 역시 가파르게 상승했다. 불가리스는 최초 출시한 1991년 26억원대에서 7년 만에 500억원대로 20배 이상 성장했다. 이후 2002년 1073억원을 기록해 처음 1000억원 브랜드로 성장한 뒤 지난해(약 1056억원)까지 꾸준히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다.
불가리스가 농후발효유 시장의 대표 제품으로 장수할 수 있었던 이유는 꾸준한 연구개발(R&D)과 품질개선에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장 건강 향상’이라는 제품 효능을 개선하기 위해 전라도 등 국내 장수마을의 건강한 성인 101명의 장에서 19종의 유산균을 분리해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병원균 억제기능 및 면역효과 등이 우수한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 퍼멘텀(Lactobacillus fermentum) PL9988’을 선별하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새로 찾은 유산균 PL9988과 장 건강에 도움을 주는 전통소재혼합추출물 50%를 증량해 신제품을 출시했다.
◇100% 천연식품 원료 사용…설탕·색소 無
특히 지난해에는 장내 미생물 밸런스를 위한 장내 유익균 증가 및 장내 환경개선을 위한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프로젝트’를 적용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의 몸속에 약 100조 개 이상 존재하는 미생물과 유전정보를 의미하는데 대부분 장에 몰려 있다. 최근 현대인이 앓고 있는 질병들이 마이크로바이옴 균형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한국의과학연구원과 공동 연구를 진행한 결과 4주간 불가리스를 마신 사람의 경우 대표적인 장내 유익균인 비피도박테리움이 9배나 증가하는 것을 입증했다.
불가리스에 들어가는 다른 원료들도 까다롭게 엄선한다. 장 건강에 좋은 식이섬유 4종과 장내 유익균 증식에 도움을 주는 이소말토올리고당을 배합하고, 원료 자체도 100% 천연식품 원료를 사용한다. 또 설탕, 색소, 합성착향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등 건강한 발효유 만들기에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
박종수 남양유업 중앙연구소장은 “홈메이드 발효유를 만들어 본 많은 사람들이 불가리스를 넣어야 발효도 잘되고 맛있다고 말할 정도로 활성 유산균 수 함유량이 많다”면서 “앞으로도 100% 천연 식품 성분 원료와 쾌변을 돕는 고품격 유산균의 차별화 콘셉트로 발효유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