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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가 한창이던 지난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정부가 지난 21일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통해 광명시 하안동에 59만3000㎡ 규모 공공택지를 마련해 54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반대 의견이다.
이 국민청원을 게시한 경기 광명시 하안동 주민은 “2만여 가구가 대부분 10평대의 30년이 다되가는 낡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하안동은 슬럼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이라며 “이곳은 실제 집값도 오르지 않았고 중산층 하나 없는 서민들만 사는 동네라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는데 우리가 무슨 죄가 있냐”고 울분을 토했다.
입주 물량 많은데 또 공급…지역 주민 반발 거세
경기도는 이미 작년부터 대규모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집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14년만 해도 경기도의 연간 아파트 입주 물량은 5만3804가구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2배 이상인 12만8692가구가 집들이를 했다. 올해는 연말까지 16만5635가구가 입주하고 내년에도 13만6264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한국감정원 기준 서울 집값이 작년 3.64%, 올해 1~8월 4.13% 뛰는 동안 경기도 집값은 각각 1.67%, 0.67% 오르는 데 그친 이유기도 하다.
특히 이번에 신규 공공택지가 들어서는 경기도 5곳 가운데 시흥시(-0.85%)는 올 들어 집값이 떨어진 지역이다. 인천의 유일한 공공택지인 검암역세권이 포함된 인천 서구도 올해 1~8월 누적 기준 집값이 0.18%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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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치소 부지개발 비상대책위원회는 정부 공급계획 발표 전날인 지난 20일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성동구치소를 신규 택지로 개발하는 것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공약에 반하는 것”이라며 “지역 주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9·21 주택 공급 대책을 통해 신규 택지로 확정된 성동구치소 부지와 개포동 재건마을 외에 공공택지 지정 가능성이 높은 유휴지와 시유지 인근 주민들도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원구 창동차량기지가 신규 공공택지로 활용될 수 있다는 소식에 상당수 노원구 주민들은 반대의 뜻을 밝혔다. 차량기지 이전을 앞두고 업무시설이 들어올 것을 기대하고 있던 주민들은 개발 부지에 또 주거시설이 들어선다는 시나리오에 손사래를 쳤다.
노원구 한 주민은 “노원·도봉구에는 개발할 곳이 창동차량기지 밖에 없다”며 “그동안 강북 개발하겠다고 찍어달라고 할 땐 언제고 손바닥 뒤집듯이 계획 바꿔서 베드타운 만드는 것이 맞는 얘기냐”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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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시설이 들어서면 교통 체증이 심화하고 인구밀도가 높아지면서 주거 쾌적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푸는 것보다는 유휴지를 활용하는 것이 시간적인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주민 반발을 해소하는 것은 반드시 선행해야 할 과제다.
일각에서는 공급을 늘리는 것보다 교통망에 투자해서 1시간내 서울 출퇴근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게 낫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발적으로 서울 외곽에 가서 살도록 생활편의시설 등 각종 인프라를 확충해주고 기업들의 본사 이전을 유도해서 수도권 곳곳에 일자리가 생기도록 하면 자연스럽게 주택 수요도 분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가 한국교통연구원과 국가교통조사 자료를 이용해 전국 통행량 등을 분석한 결과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통행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고양시로 하루 평균 출근 통행량이 9만7054건에 달했다. 이어 성남시(9만6515건), 부천시(7만8638건), 남양주시(6만3523건) 등의 순이다.
박수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도의 지역 인프라 실태를 살펴보면 지역간 불균형이 심각하고 광역 및 지역 내 교통시설 개선이 시급하다”며 “경기도민의 소득 증대와 일자리 창출 및 낙후지역 개선을 위해 전략적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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