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취업난에 '고졸 공무원' 늘었다

18~22세 7급·9급 합격자수 작년보다 60%까지 ↑
총응시생 줄었는데 20대 초반 7급·9급 응시생은 늘어
혁신처 “취업난 가중돼 일찍부터 공무원 시험 준비”
고졸자 우대 정책, 청년실업 맞물려 확산될 전망
  • 등록 2015-12-30 오전 7:00:00

    수정 2015-12-30 오전 7:00:00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 김기동(19·양산) 씨는 지난해 대학에 합격했지만 진학 대신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그는 로스쿨 진학도 고민했지만 ‘한해라도 빨리 공직 경력을 쌓자’는 생각에 국가직 9급 검찰행정직에 도전, 올해 최종 합격했다. 그는 “대학교 등록금이 만만치 않고 취업난도 심각하다”며 “남들 쫓아서 대학에 가기 보다는 공직에 먼저 발을 내디뎌 경력도 쌓고 안정적인 직장을 갖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 서울시립대 세무학과에 재학 중인 박지영(21) 씨는 올해 국가직 7급 공무원 시험에 최연소 합격했다. 그는 20대 명예퇴직까지 거론되는 사기업과 달리 좋아하는 일을 오랫동안 할 수 있는 공직의 매력에 끌렸다. 그는 “나라를 위해서 평생 일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며 “공익을 우선하는 성격이라면 공직을 일찍 선택하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학을 졸업해도 10명 중 4명은 구직에 실패하는 최악의 취업난 속에 10대 후반부터 대학 진학 대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29일 인사혁신처(혁신처)에 따르면, 올해 국가직 7·9급 합격자 중 18~22세 합격자 규모가 1년새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9급 합격자는 지난해 112명에서 179명으로 67명(60%) 늘었고, 7급 합격자는 지난해 20명에서 31명(55%) 증가했다.

전체 합격자 증가율은 9급은 전년대비 36%(3077명→4176명), 7급은 2%(756명→772명)늘었다. 5급의 경우 22세 이하 합격자는 지난해 27명, 올해 25명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국가직 공무원 7·9급 18~22세 합격 현황. (자료=인사혁신처)
10대와 20대 초반 공무원시험 응시생도 증가 추세다. 7급의 경우 전체 응시자 수는 지난해 6만1252명에서 올해 5만9779명으로 1473명 줄었지만 20~24세는 올해 1만845명으로 작년보다 478명 늘었다. 특히 올해 20~24세 7급 응시생 비율(18.2%)은 2011년 이후 가장 높았다. 전체 9급 응시생이 줄었지만 올해 20~24세 응시생(4만2611명)은 작년보다 269명 증가했다.

조성제 채용관리과장은 “취업난이 가중돼 일찍부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다 보니 합격자 평균연령대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3년부터 9급 시험과목에 사회·과학·수학을 선택과목으로 넣은 고졸채용 우대 정책, 5급과 비교해 낮은 시험 난이도 등도 고졸자들의 7·9급 공무원 시험 응시를 부추긴 원인으로 분석된다.

혁신처는 지역인재 전형을 통해 고졸 우대정책을 이어갈 계획이다. 2012년 도입된 지역인재 9급 수습직원 시험은 고교와 전문대에서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을 대상으로만 선발해오고 있다. 올해는 합격자 85.3%(128명)가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출신이다. 이들은 수습직원으로 6개월 근무 뒤 정식으로 임용된다.

공직사회 안팎에서는 정부의 인사정책과 취업난 분위기가 맞물려 ‘고졸 공무원’ 열풍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근주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 시험에 학력 제한이 없고 9급 시험이 본래 고졸자 대상으로 설계된 것을 고려하면 인사상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 “심각한 청년실업을 고려하면 이런 현상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청년 공시생만 22만명(5월 기준)에 달한다. 취업 중인 상태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30만명선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노량진 학원가 모습. (사진=최훈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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