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김진석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장은 지난해 말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줄기세포 화장품의 효능·효과를 묻는 한 의원의 질의에 “안전기준을 지키면 줄기세포 배양액을 화장품 원료로 사용할 순 있으나 특별한 기능성을 부여하진 않는다”고 언급했다. 확인된 효능이 없다는 소리다. “인체조직이나 줄기세포 자체로는 화장품을 만들 수 없다. 줄기세포 화장품이라는 것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라고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시중에서 고가에 판매되고 있는 ‘제대혈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의 정체는 무엇일까. ‘제대혈’ ‘줄기세포’ 등의 문구에 먼저 반응하기 쉬운데 중요한 것은 ‘배양액’이라는 세 글자다.
메디포스트 측도 화장품 용기에 ‘호호바씨 오일, 쉐어버터 성분이 보습감을 부여한다’ 등 줄기세포 배양액과 함께 쓰인 재료의 효능은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줄기세포 배양액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에 대한 설명은 누락했다.
줄기세포 배양액을 얼마 첨가했다는 문구는 있지만 배양액에 의한 효과는 명시하지 않음으로써 과대광고 제재를 피해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한 것이다.
한편 메디포스트 측은 줄기세포 배양액 화장품의 효능 논란과 관련 “아직까진 정확하게 입증된 바가 없어 소비자들이 혼란을 느낄 수 있을 거라고 판단된다”면서 “줄기세포 배양액의 기능성을 식약처에서 공식 인정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소비자 혼동을 최소화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