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투자의 시대다. 주식 투자 초보를 말하던 ‘주린이(주식+어린이)’라는 단어만큼 채권 투자 초보를 말하는 ‘채린이(채권+어린이)’ 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은 시기가 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0일까지 개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3조9078억원에 이른다. 전년 동기 개인 순매수 규모가 4482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사이 채권 투자 규모가 약 8배 늘어난 것이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에 눈을 돌리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여러모로 채권이 매력적인 환경인 덕분이다. 국내 주식 시장은 여전히 코스피가 2500선을 넘지 못하는 박스권을 맴돌고 있다. 은행 예금이나 적금 금리는 평균 4%대까지 떨어졌다.
어느 때보다도 커진 채권 개미의 힘은 올해 BBB등급 중 가장 첫 수요예측에 나섰던 제이티비씨(JTBC)에서 확인됐다. JTBC는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서는 미매각을 기록했지만, 고금리를 노린 리테일 수요를 중심으로 추가 청약을 진행하면서 오히려 증액 발행했다. 중앙일보(BBB0) 역시 7.3~8.3% 고정금리를 제시하면서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수요예측 당시 증권사 리테일팀에서 물량 모두를 받아갔다.
이런 매력에 안정성까지 높으니 채권에 투자하지 않으면 ‘바보’가 되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다 보니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는 채권관련 정보방에 제대로 된 정보를 알아보지도 않고 일단 무작정 높은 금리의 채권을 사는 투자자들도 늘어가고 있다. 각종 투자방에는 ‘채권을 일단 샀는데 금리를 어떻게 보는거냐’, ‘매도하는 방법을 알려달라’ 등 투자의 가장 기본적인 내용도 모르고 무턱대고 채권에 투자한 사람들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채권은 투자상품인 만큼 예금자보호법으로 보호받지 못한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을 높은 금리만 보고 덜컥 매수했다가 발행사가 부도나면 이자는 커녕 원금까지 날릴 수 있다. 신용등급이 하향조정이라도 되면 채권 가격도 하락한다.
투자는 유행이 아니다. 열풍에 휩싸인 ‘묻지마 투자’가 불러온 참사는 이미 주식 투자에서 너무도 많이 경험했다. 똑똑해진 개인 투자자들의 현명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