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조 단위 '역마진'...IFRS17 대응책은

고금리 때 판매한 저축성보험
현재 수익이 내년엔 부채
"'계약 재매입' 제도 도입해야"
'손쉬운 영업' 탈피 지적도
  • 등록 2022-06-09 오전 7:00:00

    수정 2022-06-09 오전 8:56:19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보험회사의 자산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지자 보험업계 리스크 관리를 위해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보험 상품을 다시 사올 수 있도록 한 ‘계약 재매입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보험사들이 과거 7~8%의 확정형 고금리로 판매한 저축성보험에서 역마진이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 도입되는 새 회계제도(IFRS17) 아래에선 보험사 부채가 지금보다 늘어나게 돼 건전성이 더 악화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계약 재매입이란 보험사가 판매한 보험상품을 해지환급금에 웃돈까지 줘 고객에게서 다시 사오는 제도다. 과거 고금리 시절에 팔았던 연금보험과 저축성보험이 대상으로, 저금리 기조 아래에서 역마진이 심해지자 보험사 자산 건전성 관리를 위해 미국에서 도입됐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최근 진행한 토론회에서 지광운 군산대 법학과 교수는 “계약 재매입 제도를 허용하면 목돈이 필요한 고객은 기존 해지환급금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고, 보험사는 역마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약 재매입 제도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은 내년 IFRS17이 시행되면 보험사 건전성이 더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보험료를 회계상 수익으로 보고 있지만 IFRS17 도입 이후엔 빚으로 보게 된다. 과거 7% 고금리 상품을 팔았다면 현재는 보험금 지급 때까지 7%를 수익으로 보지만, 부채로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부채를 현재 가격(시가)으로 산출해 반영해야 한다. 현재 보험사 운용수익률이 2%라면 5%포인트 차이만큼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의미다.

보험업계는 보험성상품에서 매년 1조~2조원의 역마진이 난다고 보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IFRS17이 시행되면 감당하지 못할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선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저금리 기간이 길어지자 8개 보험사가 파산하기도 했다.

보험사 자산 건전성은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이데일리가 외국계 한국 지점을 제외한 보험사 41개사(생명보험사 23개, 손해보험사 18개)의 1분기 지급여력(RBC) 비율을 집계한 결과 지난 3월 말 기준 총 25개사의 RBC 비율이 200%를 밑돌았고, 이 가운데 6개사는 150%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RBC 비율은 모든 보험가입자가 보험금을 청구할 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수치화한 것으로, 보험사의 대표적인 재무건전성 지표다. RBC비율이 200%라면 모든 가입자에게 줘야 할 보험금의 2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보험업법은 100% 이상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선제적 관리를 위해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IFRS17 도입과 무관하게 보험사가 근시안적 경영에 나서면서 자산 건전성이 악화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업은 다른 금융산업보다 더 보수적인 시각으로 운영해야 하는데, 많은 보험사들이 당기순익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손쉬운 고금리 보장성상품 판매에 집중한 게 사실”이라며 “계약 재매입 등 건전성 관리를 위한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이러한 경영 행태가 지속되면 건전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홀인원' 했어요~
  • 우아한 배우들
  • 박살난 車
  • 화사, 팬 서비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