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기자24시] 국회서 `방 뺀` 이낙연, 마지막 카드 통할까

경선서 이재명과 격차 벌어지자 '의원직 사퇴' 초강수
64만여표 걸린 1차 슈퍼위크 '분수령'
  • 등록 2021-09-11 오전 9:12:07

    수정 2021-09-11 오전 9:12:07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지난 주말 충청지역 경선에서 충격적인 패배의 쓴맛을 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초강수를 던졌습니다.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경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죠.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10일 오전 전북 익산시 로컬푸드 직매장 모현점 준공 및 개장식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지난 8일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힌 이 전 대표는 다음날 바로 국회 의원회관 자신의 방을 정리했습니다. 소속 보좌진들에게도 면직 의사를 전달했죠.

사실 이 전 대표가 사퇴를 발표한 날, 기자들 그리고 캠프 소속 의원들은 상당히 분주했습니다. 기자들은 사퇴 의사를 밝힐거라는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는데요. 캠프 핵심 인사마다 설명이 조금씩 달랐던 겁니다. 캠프 소속 의원들도 아직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가 득(得)일지 실(失)일지 셈이 끝나지 않았던 것이죠.

이 때문에 마지막까지 측근들은 이 전 대표의 결정을 만류했다고 합니다. 이후 이낙연 캠프의 좌장인 설훈 의원도 의원직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밝히려다 이를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만큼 이 전 대표, 그리고 캠프의 경선을 향한 의지는 뜨겁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역시 충청지역 참패가 아쉽습니다. 경선 누적 득표율은 이재명 지사가 54.72%로 과반을 넘은 상황이고, 이 전 대표가 28.19%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전체 경선을 생각하면 많은 표가 아니지만, 1등에게 표가 집중되는 이른바 ‘밴드왜건 효과(편승효과)’가 걱정입니다.

결국 64만여표의 향방이 결정될 12일 1차 슈퍼위크 발표가 이 전 대표에게는 희망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가늠할 시금석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25~26일 호남지역 경선에서 역전의 드라마를 써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죠.

가장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리얼미터 기준)에 따르면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지지율 격차는 지금까지의 누적 득표율보다는 적습니다. 실제 이 지사의 지지율은 34.9%,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26.0%. 만약 1차 국민선거인단에서 이 같은 수치의 득표율이 나온다면 경선의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대목입니다.

이낙연 전 대표의 ‘사퇴서’를 민주당에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자 그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정치인의 고심 어린 결정을 그렇게 취급하는 것은 동료 정치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공정한 경선관리는 더더욱 아니다”라며 “지도부가 지금과 같은 태도를 더 이상 보인다면, 그것은 저의 각오와 진정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죠. 그는 “제 사퇴서를 조속히 처리해 줄 것을 당 지도부에 거듭 촉구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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