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이야기]'온택트' 시대, 한국경마 해외수출 청신호

무관중 경마로 국내 매출 전무, 경주 수출사업 호조
해외 실황 배급사 한국경주 수입 요청 급증
  • 등록 2020-07-25 오전 8:00:00

    수정 2020-07-25 오전 8:00:00

영국 배팅샵에서 중계되고 있는 한국경마. 한국마사회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이 장기전으로 흘러감에 따라 주요 경마 시행국들은 ‘온택트(비대면)’로 접할 수 있는 발매 수단을 활용해 해외 경주 수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프라인 개장도 순차적으로 진행하며 자국의 경마 산업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5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영국의 경우 지난 20일부터 마주들의 입장을 허용했다. 프랑스도 5월에 이미 온라인 발매 채널만 운영한 채 무관중으로 경마를 시행했으며, 7월 중에는 입장 관중 수 제한을 두고 재개장을 진행한다.

미국 또한 각 주(州)별로 조치 상황이 다르지만 대다수의 경마장의 경우 이미 지난 6월부터 경마 시행을 재개하며 말산업 부흥을 위한 기지개를 펴고 있다.

무관중으로 시행되며 국내 매출이 전무한 상태인 한국 경마와 달리 경마 선진국들은 ‘온택트’ 발매와 해외 실황 수입을 통해 국가 비상사태 속에서도 말산업이 유지될 수 있도록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각국 경마 시행 ‘재개’

각국 경마 시행체 및 배급사의 경주 수입요청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는 유럽 지역에서 기존의 서울, 부산경남 더러브렛 경주에서 더 나아가 제주 경주(제주마·한라마) 수입에 대한 관심을 보인 사례도 있다.

한국 경마에 대한 관심은 경주 수출 사업 실적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19일 우리나라가 무관중 경마를 시작하며 미국, 영국, 호주 등 7개국에 132개 경주에 대한 수출도 함께 재개됐다. 경마 재개 2주차부터는 싱가포르에도 경주 수출이 재개됨에 따라 현재 전 세계 8개국에 한국 경주가 정기적으로 수출되고 있다. 경마 재개 후 한 달 간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수출 경주 수는 60%, 매출액은 35% 이상 증가를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보였다.

한국마사회의 경주 수출 사업은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아직 전체 매출의 1% 수준이지만 2018년 13개국에 매출규모 724억원, 작년에는 14개국(정기 11개국, 부정기 3개국)에서 매출규모 761억원을 창출하는 등 매년 급속도로 성장세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해외 국가들의 ‘온택트’ 발매 의존도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한국마사회는 경주 수출사업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룰 수 있도록 해외 진출 역량에 집중할 계획이다.

호주 Ascot 경마장에서 중계중인 한국경마. 한국마사회 제공
한국마사회는 온택트가 강조되는 요즘 경주 수출사업에서 촉발된 ‘K-경마’ 열풍이 유관중 경마 재개시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그간 일부 국가에서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한국의 무관중 경마가 얼마나 지속될 지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면서 “우리나라 경마가 본격적인 재개 준비에 돌입함에 따라 경주 수출 분야에서의 코로나19 특수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더러브렛 경주·제주경마 관심 높아져

유럽에서 제주 경주에도 관심을 보이는 만큼 향후 경마의 본고장에 우리나라 전통 제주마 경주가 최초로 진출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24일부터 3개 경마공원(서울·부산경남·제주)에 한해 좌석정원의 10% 이내에서 고객 입장을 계획했다. 그러나 정부의 방역지침·권고 등을 고려해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한국마사회는 당분간 무고객 경마를 시행하면서 고객 입장에 대비한 방역 및 안전관리체계 점검에 집중하기로 했다.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방역당국과 협의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재개장 일정이 확정되는대로 홈페이지 등을 통해 즉시 공지할 예정이다.

김낙순 한국마사회장은 “한국 경마가 정상화 궤도를 향해 다시 뛸 준비를 하고 있는 만큼 서울·부산경남 경주 뿐 아니라 제주 경주 등 세계 각국의 니즈에 맞춰 특색 있는 경마상품 수출로 해외 경마 팬의 갈증을 해소할 준비도 마쳤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개성을 가진 우리나라 경주가 전 세계에 수출되면 국제무대에서 한국 경마의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울경마공원에서 활동하는 기수들의 경주모습. 한국마사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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