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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전통적인 경제 우방인 일본과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된 것일까. 지난해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와 이에 맞선 한국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인 ‘노 저팬’ 운동이 일어나면서 교역 규모가 크게 감소한 데 이어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양국 간 입국 금지 조치가 나오면서 또다시 양국 교류에 비상등이 켜졌다.
◇노 저팬, 코로나 19에 이어 입국 제한 조치까지
여행업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여행시장에서 일본이 갖는 중요성은 매우 크다. 실제 2001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해외여행지 1위에 일본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8년 하반기에 시작한 일본 여행 보이콧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으며 2016년 이후 처음으로 500만 명대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2017년부터 2년 연속 700만 명이라는 독보적인 성적을 내왔기에 여행 시장에 주는 타격은 더욱 컸다.
‘노 제팬’ 분위기가 지난해 말부터 조금씩 누그러지면서 올해 사업에 대한 기대를 했던 여행업계는 이번 입국 제한 조치로 망연자실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2주에 1건 들어오던 인센티브 관광 문의가 2주 전부터 하루에 2~3건씩 들어오는 등 분위기 조금씩 반전되고 있었다”며 “하지만 양국 간 여행 제재가 강화되면서 당분간 시장 회복은 물 건너 간 것 같다”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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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 “할 수 있는 게 없는 게 가장 큰 좌절”
방한 관광시장도 급제동이 걸렸다. 코로나19로 인해 방한 수요가 급감한 데 이어 일본 정부의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에 우리 정부가 맞대응하면서 방한 일본인 관광객 감소는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양국의 제한 조치로 인해 여행업계는 소위 ‘패닉’ 상태에 빠졌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여행 수요가 거의 없는 상태였지만, 그나마 희망은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되면 다시 여행수요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조치로 양국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면 이 희망마저도 사라질 것으로 보여 두렵다”고 말했다.
여행업계의 가장 큰 우려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고, 한일 양국 간 입국 제한 조치가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 경우다. 최악의 경우, 중소형 여행사는 물론 대형 여행사까지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공포감을 나타냈다. 당장 하나투어와 모두투어 같은 대형 여행사도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하며 겨우 버티는 상황이다.
한 인바운드 여행사 관계자는 “가장 큰 좌절감은 여행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이라면서 “최대한 버티면서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기다리거나, 아니면 폐업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절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