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人]'전세금 반환보증' 가입하고 싶은데…비싼 보증료에 한숨만

역전세·깡통전세 우려 확산하며 작년 2배 급증
전체 전세보증금 대비 가입규모는 10분의 1 미만
상품 생소하고 연 50만원 안팎 보증료 부담 원인
금융당국 "가입절차 간소화‥필요하면 추가조치"
  • 등록 2019-01-25 오전 6:00:00

    수정 2019-01-27 오전 9:35:20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수도권 외곽에 거주하는 주부 김민정(가명) 씨는 1년 전 전세자금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전세금을 안전하게 되돌려받을 수 있는 보증상품이 있다는 얘길 들었으나 고민 끝에 결국 가입하지 않았다. 그동안 전세보증금 문제로 고생했던 경험이 없던 데다 비싼 보증료도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자 밤잠을 설치는 경우가 잦아졌다. 보증금을 때일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김 씨는 돈 몇 푼 아끼려 반환보증을 가입하지 않았던 자신의 선택을 뒤늦게 후회 중이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역전세나 깡통전세 공포가 확산하면서 전세보증금을 되돌려받을 수 있는 반환보증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보증금과 견주면 가입 규모가 크지는 않은 편이다. 소비자들에게 반환 보증상품이 생소한데다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아 외면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깡통전세 불안감 확산‥반환보증 수요 확 늘어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HUG)과 SGI서울보증에서 취급하는 전세자금 반환보증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HUG가 작년 신규취급한 반환보증 규모는 총 19조원으로 작년보다 2배가량 늘었고 서울보증 역시 같은기간 2조7000억원에서 약 4조원으로 불었다.

반환보증은 세입자가 일정액의 보증료를 부담하면 보증기관이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신규 전세대출을 받을 때나 전세 계약기간 중간에 별도로 가입할 수도 있고, 보증금 분쟁이 터져도 세입자는 크게 신경 쓸 것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전세 반환보증이 가파르게 증가한 것은 역전세난이나 깡통전세 탓에 전세보증금을 되돌려받지 못할 것이란 걱정이 확산해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12주째 내리막을 타고 있다. 특히 입주가 몰리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전세금을 낮춰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역전세난 조짐도 있다. 또 경매로 넘어간 집의 낙찰금액이 전세보증금보다 낮아 보증금 전부를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 피해도 증가세다. 깡통전세에 따른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 건수는 지난해 1~11월 316건으로, 1년 전과 비교해 30배 가까이 늘었다. 이러다 보니 세입자에게 든든한 안전판 역할을 할 반환보증 수요가 늘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도 은행 창구 홍보를 강화하고 가입절차나 필요서류를 줄여 가입을 독려 중이다.

상품 생소하고 100만원 안팎 보증료도 부담

최근 가입자가 늘었다고는 하나 전체 전세보증금 규모와 비교해보면 미미한 규모다. 키움증권이 지난해 한국은행 가계부채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전세보증금 규모는 512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작년 말 기준으로 HUG와 서울보증의 전세 반환보증 잔액은 각각 28조7291억원, 7조1000억원이다. 두 기관을 합쳐도 전체 전세보증금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고액 전세가 많고 가격 하락이 가시화하고 있는 서울 등 수도권 전세 임차가구 상당수는 역전세난이나 깡통전세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반환보증이 활성화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2013년 처음 도입돼 일반인들이 이 상품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은행권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때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상환보증에 가입하면 전세금이 보장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많다. 상환보증은 세입자가 은행에 전세대출을 갚지 못할 때 보증기관이 은행에 대신 갚아주는 상품이다. 반환보증과 달리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큰 보탬이 안된다.

더 큰 이유는 비용 부담이다. HUG의 반환보증 보증료는 연 0.128% 수준이다. 약 3억원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하려면 연간 약 40만원을 보증료로 따로 내야 한다. 서울보증은 좀 더 비싸다. 같은 조건이라면 약 46만~57만원을 부담한다. 통상 2년짜리 전세계약을 맺는 동안 100만원 안팎의 보험료 부담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깡통전세가 될 가능성이 큰 지역에서 전세계약을 하는 고객들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에 스스로 가입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는 비싼 보험료 부담에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HUG 반환보증이 저렴‥잔여 계약기간 1년 이상돼야 가입

전문가들은 전세시장 교란 우려가 큰 곳의 세입자들은 부담이 되더라도 반환보증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반환보증 상품 중에서는 은행권 전세대출을 받을 때 가입할 수 있는 HUG의 전세자금 안심대출이 가장 유리하다.

예를 들어 전세보증금 2억원 중 대출금이 1억6000만원인 아파트의 경우 주택금융공사 보증 대출(상환보증)은 보증료가 월 2만원이지만, 전세자금 안심대출은 상환과 반환보증을 모두 포함해 월 2만8000원이다. 한 달에 8000원만 더 부담하면 전세금 때일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이다. 저소득층이나 다자녀, 노부모부양 등에 해당하면 보증료를 최대 40% 할인받을 수도 있다.

이미 전세로 살고 있는 가구도 잔여기간이 1년 이상 남았다면 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있다. 서울보증은 보증금 제한이 없어 선택의 폭이 넓다. HUG는 수도권은 7억원 이하 그외 지역은 5억원까지 보증금을 보장해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작년부터 반환보증 가입자가 늘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지속적으로 개선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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