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사무실 느는데 또 공급..커지는 여의도 오피스 '공실 공포'

LG CNS, 팜한농 등 LG계열사
올 연말까지 강서 마곡지구로 이전
전경련 건물 등 '빈방 급증' 불보듯
파크원·우체국 빌딩 2020년 완공
대형 오피스 공급과잉도 '악재'
  • 등록 2017-07-07 오전 5:30:00

    수정 2017-07-07 오전 8:33:32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여의도는 지금도 오피스가 너무 많아요. 기업들은 계속 빠져나가는데 새로 들어서는 프라임급으로 불리는 대형 오피스 빌딩이 적지 않으니 시에서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관계자)

한때 ‘금융 중심지’로 불렸던 서울 여의도 오피스 빌딩 시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서울 서남권 대규모 도시개발지구인 마곡지구 조성사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여의도 빌딩에 입주해 있던 주요 기업들이 마곡지구 쪽으로 속속 옮겨가고 있어서다. 상황이 이런데도 여의도에선 대형 신축 오피스 빌딩 공급이 줄을 잇고 있어 공실(空室·빈 사무실) 공포감은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기업들 떠나는 여의도…오피스 공실률 ‘쑥’

7일 업계에 따르면 총 50층 높이의 여의도 전경련 건물에서 13개 층을 사용하고 있던 LG CNS 등 LG그룹 계열사들이 올 하반기로 예정된 마곡LG사이언스파크 준공에 맞춰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사무실 이전에 나선다. 이 건물에 입주해 2개 층을 쓰던 팜한농( LG화학 계열사)도 사무실 이전 계획을 전경련에 밝힌 상태다.

전경련 건물 뿐만 아니다. 현재 여의도 TWO IFC(서울국제금융센터) 빌딩 9~12층을 빌려 쓰고 있는 LG전자 역시 일부 부서가 마곡지구에 있는 마곡LG사이언스파크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들 기업의 이전이 완료되면 여의도 대표 프라임급 오피스 빌딩 2곳에서 공실률(빈 사무실 비율)이 크게 오르며 여의도권(YBD) 전역은 물론 서울 전체 오피스 공실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재견 신영에셋 리서치팀장은 “마곡지구로 사무실을 옮기는 업체가 다수 포진해 있는 여의도에서 대형 공실이 발생하면서 올해 하반기 서울 전체 임대시장 공실률을 두자릿수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영에셋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서울 전역과 여의도 오피스 공실률은 각각 8.4%, 8.9%로 전분기 대비 0.4%포인트, 0.3%포인트 올랐다.

더 큰 문제는 향후 여의도에 들어설 오피스 빌딩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연면적 4만 7388㎡ 규모의 K타워(지하 5층~지상 15층)는 지난 4월 입주했고, 내년에는 한국교직원공제회 빌딩(연면적 8만 3381㎡)과 미래에셋빌딩(연면적 4만 6000㎡)이 각각 재건축 사업을 완료한다. 이 두 빌딩 모두 기존엔 용적률이 각각 200~300%대였으나 재건축을 통해 교직원공제회 빌딩은 899%(최고 27층), 미래에셋빌딩은 765%(최고 15층)를 적용받아 각각 연면적이 3배 이상 늘어난다.

2020년에는 여의도 파크원(연면적 39만 1067㎡)과 여의도 우체국(연면적 6만 8000㎡)이 순차적으로 완공된다. 파크원은 백화점과 호텔뿐만 아니라 53층과 69층짜리 오피스 2개 동이 함께 들어설 예정이고, 여의도 우체국의 경우 빌딩 일부는 우체국 공간으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오피스로 임대한다는 방침이다. KB금융지주도 한국국토정보공사 부지를 사들여 오는 2020년까지 지상 25층 규모의 신사옥을 지어 서울 명동과 여의도 등에 흩어져 있는 계열사를 한데 모으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계열사가 입주한 기존 건물(KB금융타워, KB은행 본사, 심팩빌딩, KB증권 사옥) 등에서 추가 공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김태호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 상무는 “신규 오피스 빌딩이 공급되면 기존 공급된 오피스와 임차 수요를 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전경련 건물의 경우 2013년 리모델링을 마쳤지만 통상 리모델링 후 임대료가 오르는 다른 건물과는 달리 임대료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7년 표류한 MBC 사옥 부지 매각 비결은…“오피스 공실 리스크 제거”

여의도에 대규모 오피스 빌딩이 신축되는 것을 놓고 공실에 대한 우려감도 크지만, 한편에선 여의도 오피스 빌딩시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 두 차례나 무산됐던 여의도 MBC 사옥 부지가 매각에 성공한 데에는 ‘오피스 공실 리스크’를 제거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2011년 MBC가 처음 매각을 시도할 때에는 주거 기능이 없이 오피스를 통해 수익을 내야 하는 구조여서 매매가격에 비해 사업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로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 특히 당시 야심차게 추진됐던 파크원 공사까지 중단되면서 부정적인 시각이 더욱 커졌다.

이번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완료 시점에 토지대금을 납부하고 착공과 동시에 MBC가 오피스를 선매입한다는 사업구조가 만들어졌다. 준공 후 오피스 임차에 대한 우려를 사전에 제거한 셈이다. 그 결과 6개 컨소시엄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신영·NH투자증권·GS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MBC 사옥 부지 개발 프로젝트는 오는 2020년까지 1만 7795㎡ 부지에 오피스와 오피스텔, 상업시설은 물론 아파트까지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추진된다.

남진 서울시립대 교수 “그동안 오피스 시장의 환경적 변화와 이에 따른 중장기적 대안을 마련하는 데 지자체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진 적이 없다”며 “만성적인 오피스 공실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피스 시장의 메가 트렌드를 제대로 읽고 공급과 수요를 지역별·상황별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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