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반등세 이어가려면…“세제 혜택 등 뒷받침 필요”

3분기 벤처투자 반등했지만 향후 전망 불투명
민간 모펀드 세제혜택 강화 및 BDC 도입 요구
  • 등록 2023-11-10 오전 5:45:00

    수정 2023-11-10 오전 5:45:00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벤처·스타트업 투자 규모가 3분기 들어 전년동기대비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하는 등 훈풍이 불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낙관적인 전망은 섣부르다는 판단이다. 특히 3분기 벤처투자규모 증가는 기존에 결성했던 펀드들의 드라이파우더(미소진 자금) 집행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2021~2022년처럼 단기간에 벤처투자가 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세제혜택 확대 등의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벤처업계에서는 민간 법인이 벤처펀드 출자 시 적용되는 법인세 세액공제를 현행 5%에서 15%로 상향해야 한다고 요구 중이다. 정부의 상향 개정안 최대 8%와 거리감이 있다.

유정희 혁신벤처단체협의회 본부장은 “민간 벤처 펀드에 제시할 수 있는 당근 중 가장 큰 부분이 세제 혜택”이라며 “보다 많은 인센티브가 있어야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 역시 벤처기업계가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정책이다.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는 공모펀드를 통해 민간자금을 모집하고 해당 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해 개인들이 비상장 벤처·스타트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BDC는 민간 자금을 대규모로 유치해 기업 성장을 촉진하고 정책금융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은 금융위기 전후 BDC가 활성화돼 현재 115개가 운영되고 있다. 영국에서도 57개의 투자기구가 운영 중이다.

정부 역시 BDC 도입에는 긍정적이지만 법안이 국회 문턱을 못 넘고 있는 상황이다. BDC 도입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은 “정책 금융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BDC는 민간 자금을 대규모로 유치해 기업 성장을 촉진하고 정책 금융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선진금융 제도나 혁신적인 금융정책을 도입해 모험자본이 벤처금융 시장에 과감하게 공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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