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카드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인 현대차 기아차 현대커머셜 등 3사 지분 일부를 처분해 현대카드 경영권을 매각하는 방안이 나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29일 IB업계에 따르면 GE측이 현대카드 지분 인수 의향을 타진했던 일본계 금융회사 J트러스트, NH농협 등이 이번 거래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면서 사실상 인수 의지를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대부업체 네오라인크레디트 인수를 시작으로 한국 금융시장에 진출한 J트러스트는 JT친애저축은행, JT캐피탈, 티에이자산관리대부 등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J트러스트는 최근에도 한국 금융회사에 대한 추가 인수·합병(M&A) 의지를 보이며 적극적인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GE가 보유 현대카드의 지분 가치가 8000억원에 이르고 있어 J트러스트의 자본금(536억400만엔)을 웃돌고 있다. 매각 대상이 경영권이 없는 지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무리한 인수차입에 따른 재무 건전성 등 경영 안정성을 해칠 위험을 배제할 수 없는 셈.
거래 제안을 받았던 NH농협, 대만 푸본그룹 등도 J트러스트와 같은 이유로 적극적인 인수 의지를 보내지 않고 있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로 비은행부문을 강화한 NH농협은 카드부문 확장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현대카드 지분 인수를 검토했었다. 푸본그룹은 현대차그룹 생명보험사인 현대라이프 증자에 참여한 주주로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인수 제안 후보들이 경영권 없는 지분이라는 이유로 인수 의지를 표시하지 않고 있자 GE뿐만 아니라 현대차그룹도 고민에 빠졌다. 이에 현대차그룹이 현대카드 지분을 보유한 현대차(36.96%) 기아차(11.48%) 현대커머셜(5.54%) 등 3사 지분의 일부를 처분해 GE측 지분과 묶어 경영권을 매각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자동차 할부금융이 필요한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굳이 현대카드 지분을 보유할 필요가 없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카드 경영권을 매각할 경우 인수후보군도 더 넓어질 전망이다. 대형 유통그룹이면서도 롯데그룹처럼 자체 카드사업부가 없는 신세계가 1순위로 꼽히며 J트러스트와 같이 한국시장 확대를 모색하려는 외국계 기업들도 눈독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GE는 현대차그룹과의 합작 차원에서 지난 2004년 6200억원을 들여 현대캐피탈 지분 43.3%를, 다음해 2005년에는 6783억원을 들여 현대카드 지분 43%를 인수했다. 10년간의 합작기한이 끝나면서 GE캐피탈은 현대캐피탈 지분을 현대자동차에, 현대카드 지분은 제3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GE는 이를 위해 GE캐피탈의 100% 자회사인 IGE USA 인베스트먼트에 현대카드 지분 전부를 현물 출자했으며 지난달 21일 현대카드 주주에서도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