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영장을 신청 시에 강간상해 혐의를 적용한 경찰은 신병확보 후 살인 의도에 대해 추가적인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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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장판사는 최씨를 상대로 심문을 진행한 후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결과는 이날 오후 중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범행의 잔혹성 등을 고려할 때 구속영장 발부는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최씨는 지난 17일 오전 신림동 등산로에서 너클(손가락에 끼우는 금속 재질의 둔기)을 이용해 여성을 폭행하고 강간했다. 경찰은 당일 오전 11시 44분 “살려달라”는 비명 소리를 들은 등산객의 신고로 현장에 출동해 낮 12시 10분 최씨를 체포했다.
등산로서 피해자 보고 뒤따라가 범행
피해 여성과의 일면식도 없는 사이며 최씨가 당일 등산로를 거닐다 마주친 것으로 알려졌다. 너클로 무자비한 폭행을 당한 피해여성은 곧바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현재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씨는 경찰조사에서 “등산로를 걷다가 피해자를 보고 강간하려고 뒤따라가 범행했다. 강간이 목적이었고 죽일 생각은 없었다”며 “신림동 공원 인근을 자주 다녀 CCTV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강간과 상해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살인미수 혐의는 피하겠다는 속셈이다. 경찰은 최씨가 범행 도구 및 장소를 사전에 준비한 만큼 계획범죄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최씨가 우울증 등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이력을 확인했으나 치료받은 적이 없다는 최씨 가족의 진술에 따라 정신질환 병력 등을 추가로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최씨는 범행 당시 마약이나 음주를 한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며 혐의를 일단 ‘강간상해’로 적시했다. 경찰은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최씨에 대한 신병확보 후 최씨의 살해의도를 파악해 강간살인미수로 혐의를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살상무기인 너클을 끼고 피해여성을 폭행한 만큼 여성에 대한 살해 의도가 쉽게 입증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자신의 폭행으로 피해여성이 사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범인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강간살인미수 혐의 적용과 입증엔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씨가 범행을 수개월 전부터 계획적으로 준비해 왔고, 피해자의 부상 정도가 심각한 수준임을 감안하면 중형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씨의 범행은 양형기준상 중대범죄 결합 살인으로, 잔혹한 범행수법과 피해자의 중한 부상이 특별양형인자로서 가중요소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형법은 강간살인의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양형기준상 강간살인미수의 경우 무기징역이나 징역 20년 이상에 처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 사건의 경우 살상무기를 이용해 강간살인을 시도한 범죄로 볼 수 있는 만큼, 강력한 처벌이 선고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