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은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7곳 금융지주 회장들과 만나 오찬까지 이어지는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한다. 이 자리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금감원에선 정 원장과 함께 금융그룹감독 업무를 총괄하는 김동성 금감원 전략감독부원장보가 자리한다.
정 원장이 지난 8월 취임한 후 처음 마련된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간담회인 만큼, 금융감독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주요 현안을 둘러싼 소통이 기대되고 있다.
금융사 검사·제재 TF의 경우 우리은행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와 개인정보 유출, 하나은행의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판매 등 내부통제 문제가 잇달아 터지면서 꾸려졌기 때문에 금융지주사들로서도 민감한 부분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통제 문제로 인한 금감원 징계가 아직 진행 중인데 CEO들에 대한 과도한 징계를 하지 말아달란 요청이 직접 나올지 지켜볼 대목”이라고 했다.
현안 중에선 단연 가계부채가 최우선이다. 정 원장은 지난 9월 상견례 자리에서처럼 가계대출 관리의 필요성을 당부하고 지주사 회장들은 이에 호응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 원장이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은행권에 ‘가계부문 경기대응 완충자본’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구상에는 지주사 일각에서 난색을 표할 공산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영업에 비용이 늘어나게 돼 달갑지 않은데, 부실 막겠다는 취지이니 대놓고 찬성이나 반대 표명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 금융위원회에서 은행에 신탁업, 투자자문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이 사안도 간담회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지금은 은행들의 투자자문업이 부동산으로 한정돼 있지만 증권이나 파생상품까지 열어줄지 관심”이라며 “정 원장이 취임 때에 금융감독의 본분은 규제가 아닌 지원이라면서 친시장적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간담회에서 전반적으로 감독 강화보단 완화 얘기가 많이 나오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