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이뤄지는 전 대법원장 소환 조사에서는 혐의 입증을 위한 검찰 수사팀의 송곳 질문 공격과 이를 피해가려는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원장 측의 방어 전략이 치열하게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양 전 원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나와 꼭대기 층인 15층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는다. 양 전 원장은 검찰 청사로 가기 전 대법원 정문 근처에서 대국민 입장을 발표를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검찰청사 앞 포토라인에선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신봉수(48·29기) 특수1부장은 조사실 밖에서 양 전 원장 대면조사의 지휘를 맡는다. 지금까지 사법농단 의혹 수사를 총괄한 한동훈(45·27기) 3차장 검사도 자리를 지킨다. 수사팀 관계자는 “주로 본인의 입장을 듣는 방식으로 조사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이를 통해 사법부 정점에 있던 양 전 원장이 하급자에게 사법농단을 단순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차원이 아니라 직접 실행했다는 혐의를 입증하겠다는 방침이다.
양 전 원장은 사실 관계를 일부를 인정하면서도 `범죄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검찰 측 주장을 반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양 전 원장의 핵심 혐의인 직권남용의 경우 `대법원장은 일선 재판에 영향을 미칠 직권(직무상 권한)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범죄구성 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있다. 검찰은 소환 당일 자정 안으로 조사를 끝내겠다는 방침이지만 양 전 원장 측 의사에 따라 이튿날 심야조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양 전 원장 혐의 내용이 방대한 만큼, 검찰은 추후 1~2차례 추가 소환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