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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퇴임한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4일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위원 10명을 임명 또는 위촉했다. 이 가운데 6명은 법원조직법상 당연직 위원이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이 포함된다.
앞서 대법원은 총 74명의 대법관 제청대상자를 천거받은 뒤 후보추천위 심사에 동의한 42명을 최종 확정해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오는 25일 열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회의에서 여러 검증자료를 토대로 대법관 적격 유무를 심사해 제청인원 3배수 이상을 조 대법원장에 추천하게 된다. 지난 2022년 10월 취임한 이상경 이사장은 지난해 서경환·권영준 대법관과 김형두 헌법재판관 선출 당시 후보추천위원으로서 심사에 참여한 바 있다.
이상경 이사장은 “과거 사법농단 이후에 대법원 위상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이 생겼지만 잘 극복해서 법치주의 실현에 중요한 주춧돌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대법관 선출만큼이나 중요한 과업을 최근 달성했다. 변호사시험의 CBT(컴퓨터 작성 방식) 전환이다. 지난 9일부터 5일간(휴식일 1일 포함) 전국 25개 로스쿨에서 시행된 제13회 변호사시험은 논술형 국가시험 중 처음으로 CBT 방식으로 치러졌다. 수기 방식과 CBT 중 선택이 가능한 가운데 응시자의 99.2%가 CBT를 선택했다.
이 이사장은 시험 첫날과 둘째날 지방 로스쿨 3곳을 현장 방문해 문제점이 없는지 등을 직접 살폈다. 그는 “지난 1년간 CBT 전환을 준비하면서도 ‘과연 가능할까’하는 의구심이 계속 들었다”며 “전국 25개 로스쿨과 의사소통하면서 학교별 고민을 청취하고 설득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변호사시험 치는 5일간 하루에 몇시간씩 화장실 갈 여유도 없이 답안지를 써내야 했던 학생들이 CBT 방식으로 모의시험을 경험해보고는 ‘고맙다’, ‘진작 이렇게 했으면 좋았겠다’는 반응을 보였었다”며 “글씨에 신경써야 했던 에너지를 답안 작성에 더 쏟을 수 있게 되면서 보다 충실한 답안이 제출되고 평균 점수가 향상되는 효과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립대 로스쿨 원장이기도 한 이 이사장은 변호사시험의 CBT 전환과 맞물려 합격자 수 상향이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CBT 전환으로 학생들의 실력이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시스템은 바꿨는데 변호사시험은 그대로 많이 떨어뜨리는 시험으로 두면 본래 취지가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실에 응시자 대비 합격자 비율을 75%까지 높여야 한다고 건의했다”며 “대통령실 측도 로스쿨이 법학교육과 법조인 양성에 기여하고 있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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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중요한 기준은 합리성과 공정성이다. 현재 42명의 후보자 명단이 대법원 홈페이지에 게시돼 있다. 한명한명 살펴보면 인품이나 소양이 완벽한 분들이다.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고 공정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을 추천할 것이다.
-대법관의 합리성과 공정성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사법부의 재판에 대해 불신하는 분들이 있다는 항간의 이야기들이 들린다. 국민들이 재판부가 실제 합리적인 결론에 이르렀는지에 대해서도 보겠지만 특정한 정파나 이해관계가 영향을 미친 건 아닌가 하는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과 회의감, 걱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대법원은 우리나라의 최고 법원인데 그 재판 결과에 대해 국민적 불신이 생긴다면 우리의 법치주의는 무너지는 것이다. 법치주의가 더 선진화하고 계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재판부 구성, 특히 최종심을 담당하는 대법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 1일 안철상·민유숙 대법관 퇴임으로 남녀 각각 1명의 대법관이 빠진 상황이다. 성별에 대한 고려는.
△성별 안배라는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현재 민유숙 대법관 퇴임으로 14명의 대법관 중 여성은 노정희·오경미 대법관 2명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성별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 할 것이다.
-대법원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대법원은 국민의 신뢰를 얻는 기관이다. 국민들은 사법부, 행정부, 입법부 중 사법부를 가장 신뢰한다. 여기에는 대법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다만 사법농단 이후에 대법원의 위상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다고 본다. 이것을 잘 극복하고 법치주의 실현에 중요한 주춧돌 역할을 할 수 있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올해 변호사시험의 CBT 전환이라는 큰 변화가 있었다.
-CBT 전환이 필요했나.
△학생들은 지금까지 시험 칠 때마다 너무 힘들어했다. 하루 몇시간씩 답안을 써내야 하니까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학생도 많았다. CBT 모의시험을 3번 해봤는데 답안 작성이 더 충실해지는 가시적인 수치도 확인할 수 있었다.
-평균 점수가 올라가면 합격자 수 상향에 대한 이야기도 나올 것 같다.
△변호사시험의 CBT 전환으로 교육 환경도 개선될 뿐더러 학생들의 실력도 향상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시스템은 바뀌었는데 변호사시험은 그대로 많이 떨어뜨리는 시험으로 두면 본래 취지가 안 맞는 부분이 있다. 상당수 학교들이 이 부분을 걱정했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를 늘려달라는 얘기를 대통령실에도 건의했다.
-대통령실의 반응은.
△대통령께서는 우리나라 법학교육과 법조인 양성에 로스쿨이 기여하고 있는 부분과 향후 전망에 대해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해들었다.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응시자 대비 합격자 비율을 75%까지 높여야한다고 말씀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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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생 △연세대 법과대학 △서울대 대학원 법학석사 △워싱턴대 로스쿨 J.S.D(법학박사) △한국헌법학회 제28대 회장 △(현)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현)대법원 사법행정자문회의 위원 △(현)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 위원 △(현)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 위원 △(현)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제11대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