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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커피숍에서나 볼 수 있는 일상적 풍경이다. 어느 순간부터 함께하는 시간조차 공유하지 않는 현대인이 늘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언제라도 연락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한시도 손에서 놓지 않지만 외로움을 느끼는 건 왜 일까.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관장은 현대인의 소통 부족을 풀어줄 현실적인 대안으로 감정로봇을 제시한다. 노 관장은 오는 10월 20일 이데일리가 개최하는 ‘세계여성경제포럼 2015’에서 감정로봇을 주제로 발표할 예정이다.
◇인간은 감정의 영향 많이 받아…“감정 소통 안 되면 괴롭고 피곤해”
아트센터 나비는 지난달 ‘나비 해카톤<하트봇(H.E.Art BOT)>’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해카톤은 ‘해킹하다(Hack)’와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다. 한정된 시간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모여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실행에 옮기는 활동을 말한다. ‘따뜻한 마음(Heart)’과 ‘로봇(robot)’을 합성한 하트봇으로 주제를 정했다.
‘우울한 마음을 달래주고 늘 내 편에 서서 욕을 대신 해주는 로봇이 있다면 어떨까’ ‘멀리 떨어져 있지만 서로의 감정을 연결할 수는 없을까’와 같은 아이디어가 감정로봇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욕쟁이 할머니 로봇은 “욕해줘요”라는 말에 “이런 시베리아 벌판에 얼어 죽을 X 같으니”라고 반응한다. 평소 욕을 잘 못하는 부부의 합작품이다.
직장에 있는 남편이 오뚝이처럼 생긴 로봇을 쓰다듬으면 집에 있는 짝꿍 로봇이 이에 반응해 몸을 흔들고 빛을 뿜는다. 멀리 떨어져 있는 자녀나 친구, 연인에게도 유용하다. 서로의 감정을 연결해주는 원격 커뮤니케이션 로봇은 임신한 아내를 걱정한 남편이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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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부터 아트센터 나비를 이끈 노 관장은 다양한 실험을 했다. 실험을 통해 ‘사람이 원하는 것은 감정의 소통’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는 “대다수 사람은 감정보다 이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인간은 감정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감정을 소통하지 못하면 괴롭고 피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몸과 마음이 합해 생기는 감정, 이 감정이 밝고 건강하게 소통되는 것이야말로 행복의 첩경”이라고 말했다.
◇‘여성·교육’이 새로운 관심사…“새로운 학교 만들어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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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시대가 바뀌면서 세상을 이끄는 걸출한 여성 리더가 탄생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여성이 사회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일과 가정의 양립에 대한 물음에 그는 “아직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상대적으로 먹고 살기가 훨씬 나은 나도 힘든데 일반인들의 고민은 상당할 것”이라며 공감을 표했다. 그는 “되돌아보면 가치 있는 일은 항상 힘들었다”며 “주변을 봐도 어려운 상황을 이겨낸 여성이 나중에 리더로서 더욱 빛을 발했다”고 강조했다.
교육에 대한 관심도 자식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됐다. 막내아들은 대학 입시를 앞두고 대학을 가지 않겠다고 했다. 아들은 “가치를 가르쳐 주는 학교에 가고 싶다”고 했고 노 관장은 말문이 막혔다. 당시 노 관장은 아들에게 “그런 곳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라며 바스키아(앤디 워홀과 어깨를 나란히 한 팝아트 계열의 천재적인 자유구상화가) 얘기를 꺼냈다. 삶의 고통을 너무나도 솔직하게 표현한 바스키아의 작품 앞에서 한참을 서서 운 적도 있다고 말했다. 노 관장은 “고통이야말로 인간이 가진 것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이라며 “고통을 직면해 딛고 일어설 때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통은 부끄러운 것이며 숨겨야 한다’고 가르치는 우리 교육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노 관장은 “혼자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이 시대에 대안이 될 수 있는 새로운 학교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상상제작실·꼬마천재 다빈치스쿨·캡스톤디자인캠프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자녀를 독립적으로 키울 수 있었던 비결을 묻자 “아이들이 하는 대로 놔뒀다”라는 간단명료한 답이 돌아왔다. 스스로 자율 의지에 맡길수록 아이는 더욱 독립적으로 컸으며 그만큼 자신과의 유대관계도 깊어지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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