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기적' 주역 남덕우 전 총리 타계..그에게서 배운다

  • 등록 2013-05-20 오전 8:23:45

    수정 2013-05-20 오전 8:28:18

[이데일리 문영재 기자] ‘경제대통령’,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낸 주역’, ‘개발 경제시대의 산 증인’, ‘서강학파의 대부’….

지난 18일 타계한 남덕우 전 국무총리에 따라붙는 수식어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현역에 있을 때나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우리경제에 큰 발자취를 남겼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장기화가 국내 실물경제 부진으로 전이되면서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남 전 총리의 리더십과 경제철학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그는 70년대 두 차례 ‘석유파동’의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 경제를 고도성장의 궤도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한덕수 무역협회장은 “고인은 오일쇼크와 만성적 인플레이션 등 가장 어렵던 시기를 극복하고 한국식 성장모델을 입안했다”고 회상했다.

◇ 고도 성장기 정책주도

남 전 총리는 서강대 교수 시절인 1969년 10월 박정희 대통령에게 발탁돼 1974년까지 재무부 장관을 지냈다. 이후 1978년까지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맡아 1970년대 고도성장기 경제정책을 주도했다.학자의 길을 걷던 그는 관직에 입문한 뒤 카리스마나 권위 대신 일과 실력을 바탕으로 한 ‘실천형 리더십’을 발휘, 조직을 장악했다. 당시 재무관료이던 A간부에게 한국금융의 문제와 대책을 보고하게 한 뒤 자신의 논리로 조목조목 보고서의 허점을 지적하는 실력을 발휘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평소 말이 없고 내색을 잘 하지 않았지만, 한번 목표했던 일은 기어코 해내고야 마는 전형적인 외유내강 리더십도 보였다.

이한구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는 “이론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정책을 합리적으로 만들어내고, 그것을 활용하고 적용하는 데 있어 관련 부처나 기관을 잘 설득 하는 분이셨다”며 “권력중심으로 구성돼 있던 정부조직에서 순수한 학자스타일로 일을 하며 대통령도 잘 설득하셨다”고 전했다.

◇ ‘영원한 현역’으로 불려

남 전 총리를 기억하는 지인들은 ‘경제부총리의 롤모델’로 그를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가 보여준 리더십이 과거 뿐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도 똑같이 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여건이 부족했던 개발연대에 경제발전의 기틀을 닦을 수 있었던 건 결국 남 전 총리의 남다른 리더십의 결과물이라는 얘기다.

그는 영면에 들었지만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에 늘 골몰하던 모습도 귀감이 되고 있다. 1980년대 정보기술(IT)의 진보를 예견하며 컴퓨터를 누구보다 빨리 익혀 국내 컴퓨터 1세대로 불린다. 일선에서 물러난 후에도 강연을 통해 우리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무역협회장과 한국선진화포럼 이사장을 지내면서 진취적이며 열정적인 활동을 벌였다. 지인들은 그를 ‘영원한 현역’이라고도 부른다.

그는 생전에 “일단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정했으면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하고 모든 고난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배 관료들에게는 “지금의 중견공무원들은 개발연대의 공무원에 비해 아는 것도 많고 매우 민첩하다”며 “다만 나라를 위해 이것은 꼭 하고야 말겠다는 패기와 열정은 모자라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남 전 총리는 수년째 투병해온 전립선 암과 숙환이 겹치면서 지난 18일 오후 9시55분 별세했다. 향년 89세. 유족으로는 부인 최혜숙 여사와 장남 남기선 에반 사장, 차남 남기명 동양증권 전무 등이 있다. 남 전 총리의 영결식은 오는 22일 치러지며 서울 동작동 국립묘지에 안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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