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로 주겠다" MB 사면 후 첫 연설에서 '호떡 할머니' 소환한 까닭

‘다시 뛰는 중소기업, 더 큰 대한민국’ 주제로 포럼 개최
이명박 前대통령 기조연설…이영 중기부 장관 특별강연 등
  • 등록 2023-09-13 오전 6:00:00

    수정 2023-09-13 오전 10:35:32

[제주=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면 이후 처음으로 연설자로 나섰다. 과거 자신의 대통령 시절 경호원을 뚫고 자신을 찾았던 할머니를 예로 들면서 “자기가 받은 만큼 뭔가 베풀겠다는 생각은 위대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오른쪽)이 12일 롯데호텔 제주에서 열린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개막식에 참가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사진=중기중앙회)
이 전 대통령은 중소기업중앙회가 12일 롯데호텔 제주에서 개최한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맡고 “원고를 가져오진 않았다. 격식 없이 여러분들에게 반갑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섰다”면서 ‘호떡 할머니’ 이야기를 예로 들었다.

이 전 대통령에 따르면 ‘호떡 할머니’는 종로5가에서 호떡을 파는 소상공인으로, 서울의 한 행사에서 대통령실 경호원을 기어이 뚫고 이 전 대통령을 찾은 인사다. ‘미소금융’을 통해 300만원 가량의 채무를 빌려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전 대통령은 “아마 사채 금융을 쓴 것 같았는데 할머니가 어떻게 할 수 없어서 고민하고 있을 때 미소금융이 300만원을 이자도 기한도 없이 빌려줬다는 것 같더라”라며 “이 감사하는 마음을, 은혜를 갚기 위해 앞으로 학생 중에 호떡 먹고 싶은데 돈 없는 사람들 2명에게 공짜로 주겠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미소금융은 제도권 금융회사 이용이 곤란한 금융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창업·운영자금 등 자활자금을 무담보·무보증으로 지원하는 소액대출사업으로, 당시 금융 소외 계층이 사회·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기 위한 자활지원사업이다.

이 전 대통령은 “그 날 행사를 끝내고 오찬을 하는데 할머니를 내 옆에 앉혔다. 그 약속 꼭 지키라고 했다”라며 “근데 할머니가 장사가 잘되면 세 사람까지 공짜로 줄 수 있다고 하더라…얼마나 위대한가”라고 경탄했다.

이 전 대통령은 호떡 할머니 사례를 밝히면서 “대단한 것이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부디 위기라고 해서 걱정하지 마시고 더 힘을 모으고, 적극적으로 하라. 위기 때 기회가 있는 거 아니냐”라며 중소기업 참석자들을 다독였다.

이 전 대통령은 “뒤에 서지 마라, 난 앞에 못 간다. 앞에 서도 못 간다, 뒤에 서지 마라”라며 “그저 내 옆에 함께 걸어다오. 그러면 좋은 벗이 될 수 있겠다. 내가 그때쯤이 된 것 같다”라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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