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나이지리아보다 못한 車 노동경쟁력

  • 등록 2017-12-11 오전 6:00:00

    수정 2017-12-11 오전 6:00:00

한국 자동차산업의 노동경쟁력이 사실상 세계 꼴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국제무역부의 ‘국가별 자동차산업 국제경쟁력 비교’ 자료에 따르면 노사협력, 노동유연성, 시간당 임금, 근로시간당 생산성, 1인당 생산성 등 6가지 노동 경쟁력 지표에서 한국은 25개국 중 24위다. 한국보다 점수가 낮은 곳은 남아프리카공화국뿐이다.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해고·이직이 어려워 노동유연성은 독일·영국 등 서유럽보다 낮다. 시간당 임금은 일부 유럽국가보다 높으며 근로시간당 생산성은 최하위권이다. 고용·해고 관행 등 노사협력 분야는 잦은 파업 때문에 합작사들이 줄줄이 떠난 나이지리아에도 뒤졌다. 한국에 1996년 현대차 아산공장 이후 22년간 단 1개의 자동차 생산공장도 들어서지 못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노조는 제몫 챙기기에만 급급하다. 현대차 노조는 31년간 439차례나 파업해 매출 손실이 20조원에 달한다. 이번 주에 이어 다음 주도 파업한다. 한국GM은 누적 적자로 철수설이 끊이지 않지만 노조는 임금인상 요구를 거두지 않고 있다. 1962년부터 55년째 무파업 행진 중인데다 최대 실적에도 올해 임금인상액이 월 1300엔으로 작년(1500엔)보다 낮아진 도요타자동차와 극명하게 대비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노동개혁은커녕 친(親)노동 정책만 쏟아내고 있다. 성과연봉제와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관련 양대 지침을 폐지한 것은 물론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근로시간 단축 등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국회도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 근로시간 단축 등 시급한 노동현안에 손 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래서는 노동부문 경쟁력이 나아질 리 없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한국의 노동생산성이 미국의 50% 수준으로 고용 규모와 생산성을 늘리지 않으면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며 노동유연성 제고 등 노동개혁을 권고했다. 정부와 정치권은 오늘 시작되는 임시국회에서 노동개혁 관련 법안 처리를 서두르기 바란다. 노조 역시 당장의 잇속만 눈독들일 게 아니라 회사가 발전해야 자신들도 득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개혁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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