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시공을 초월한 인연의 끈 '그녀의 시간'

투믹스 웹툰, 30회 완결... '평행우주론' 배경의 판타지+로맨스물
청강대 이종규 교수의 탄탄한 스토리, 베테랑 송래현 작가의 부드러운 감성 '눈길'
  • 등록 2017-02-12 오전 7:00:00

    수정 2017-02-12 오전 9:08:12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유료 웹툰시장이 최근 1~2년새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레진코믹스, 탑툰, 투믹스 등 다양한 웹툰 플랫폼이 생기면서 포털 웹툰과는 다른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 <이데일리>는 레진코믹스, 탑툰, 투믹스 등 3개 플랫폼에 연재되고 있는 웹툰 작품들을 매주 소개할 예정이다.

투믹스의 ‘그녀의 시간’은 총 30회 연재돼 완결됐으며 연재되자마자 요일별 1위를 차지하는 등 인기를 끈 작품이다. (사진=투믹스)
◇투믹스- 멈추지 않는 사랑의 시간 ‘그녀의 시간’


부드러운 그림체와 달리 내용은 다소 무거우면서 심오하다. 우리가 사는 현실 이외의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평행우주’ 이론이 배경이다. 복잡한 배경을 가슴 먹먹한 사랑 이야기로 풀어나간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가장 잔인하게 느껴지는 ‘시간’을 이야기 속 주제로 삼았다. 투믹스에서 연재를 시작하자마자 요일별 인기 순위 1위에 오른 웹툰 ‘그녀의 시간’이다.

주인공 인호는 교통사고로 아내 소리를 잃고 실의에 빠진다. (사진=투믹스)
그녀의 시간은 앞서 영화화 됐던 ‘전설의 주먹’의 스토리 작가인 이종규 청강대 만화콘텐츠스쿨 교수와 포털에서 다수의 작품을 그렸던 송래현 작가가 합심한 작품이다. 이 교수의 탄탄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부드러운 감성을 지닌 송 작가의 그림체가 조화를 이룬다. 주인공 인호가 아내 소리를 교통사고로 잃으면서 또 다른 소리를 만나 겪는 다양한 감정을 그려냈다. 이 과정에서 평행우주론의 배경이 등장하면서 내용이 복잡하게 흘러갈만도 하지만 이 교수의 촘촘한 스토리 라인이 독자들에게 이정표 역할을 톡톡히 한다.

고등학교 교사인 인호는 죽은 아내를 똑같이 닮은 고등학생 소리를 만난다. ‘헛걸을 봤나, 아니면 귀신이 들렸나.’ 자신이 잘못 본 것이라고 생각하던 인호이지만 점차 현실에 적응해갔다. 자신이 과거 아내 소리와 함께 했던 추억들이 배경은 조금 다르지만 비슷한 형태로 흘러가는 것을 보며 인호는 점차 고등학생 소리에 아내를 투영시킨다. 고등학생 소리는 인호를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두 사람은 이상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또 다시 서로에게 이끌린다.

고등학교 교사인 인호는 자신이 담임을 맡은 반에서 아내 소리와 똑같이 생긴 학생 ‘소리’를 만난다. (사진=투믹스)
교사와 학생이라는 관계에서 금기와 순수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추억이 그대로 재현되는 거스를 수 없는 운명적인 사건들이 연속해서 벌어진다. 소리를 사랑하는 감정과 달리 인호의 머릿 속은 점차 복잡해진다. 이 과정에서 인호는 자신과 같은 일을 겪은 한 대학교수를 만나게 되면서 이른바 ‘시간의 뒤틀림’에 대해 처음으로 인지하게 된다. 결국 운명은 재현이 된다는 교수의 말에 인호는 과거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내의 미래를 바꿔보려고 한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위험한 상황이 그대로 재현되면서 인호는 위험한 선택을 감행하게 된다.

스토리 작가인 이 교수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곳곳에 독자들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평행우주론에 대해 설명한다. 다소 복잡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설명이 스토리의 탄탄함을 배가시켜준다. 판타지와 미스터리 설정에 로맨스, 휴머니즘까지 다양한 분위기를 담았다. 최근 ‘타임슬립’을 주제로 한 비슷한 내용의 작품들이 많지만 그녀의 시간은 이같이 여러 장르를 복합적으로 적용해 차별화를 꾀했다.

인호는 자신과 같은 일을 경험한 한 대학교수에게 여러 조언을 받는다. (사진=투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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