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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전 국회의원] 지난 달 22일 부산·대구 등 전국 33개 지방자치단체의 택시 부제가 해제됐다. 약 50년 간 명맥을 유지해 온 대표적인 규제가 없어지는 개혁의 신호탄을 올린 것이다. 서울시와 같이 한시적으로 부제를 해제한 지역도 더 이상 부제를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결과적으로 전국 70% 규모의 택시 구역(면허대수 기준 약 80% 이상) 부제가 해제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번 해제 대상에서 제외된 지역도 심의를 통해 들여다 볼 계획이라, 사실상 부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전국적인 부제 해제는 환영할 일이다. 부제는 그간 택시의 휴무를 강제하는 대표적인 택시 규제로, 1973년 `석유 파동` 당시 유류비 절감을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된 이후 안전을 명분으로 지금까지 유지돼 왔지만 실은 택시 업계의 복잡한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다만, 부제 해제가 최근의 택시 승차난을 일시에 해소할 수는 없다. 이미 택시 기사들은 50년 간의 부제에 적응돼 있어서 운영 형태를 바꾸려면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또 부제 해제는 택시 사업자들이 보다 자율적으로 운행할 수 있도록 해 택시 공급을 보다 유연화 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따라서 정부의 택시 정책을 통해 택시 기사들이 이러한 여건 하에서 심야 시간에 집중 운행할 수 있는 유인을 만들어주면 택시 승차난은 자연스레 해소될 것이다.
택시 서비스 개선을 위해서는 그간 택시 기사의 선택을 제약해 온 각종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택시 기사 처우 개선이 곧 택시 서비스의 품질 제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부제 해제는 이를 위한 첫 걸음이다. 운임 현실화, 대형 승합·고급 택시의 확대 등은 물론 어려운 법인 택시를 지원하는 정책들로 택시 기사들의 소득이 이전 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택시 산업은 지속 가능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요금 현실화, 과감한 규제 개혁, 택시·플랫폼 업계의 상생, 택시 업계의 혁신을 통한 자구 노력도 지속돼야 할 것이다.